유명한 전국구 조폭 등으로 행세하며 서울의 유흥업소를 상대로 수억원을 뜯어낸 일당 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서울 소재 유흥업소에서 상습적으로 폭행·협박을 하고 돈을 뜯어낸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최모 씨(40)와 권모 씨(51)를 구속하고 일당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등 6명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서울 강남구 일대의 유흥업소 10여곳에서 술값·보호비 명목으로 수십 차례에 걸쳐 2억100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부산 대형 조직의 소규모 아류 조직 두목으로 나이대가 비슷한 포항, 제주, 서울의 다른 조폭들과 동네 선후배 사이로 어울렸다. 이들은 벤틀리나 BMW 같은 수입차를 몰면서 '강남에서 잘 나가는 조폭' 행세를 했다.
이들은 유흥업소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으로 올라와 돈 되는 일을 찾다가 알게 돼 형, 동생으로 지냈으며 일부는 교도소 동기였던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확인됐다.
최씨 등은 문신을 드러내거나 술병을 깨 협박하는 등 수법으로 술값을 안 내거나 보호비를 뜯어냈다. 종업원이 계산을 요구하면 "내가 누군지 아느냐, 애들 모아라”라고 협박했다. 종업원에게 먼저 담배를 권해놓고 '손님 앞에서 맞담배를 피운다'며 폭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수입차와 명품 시계 등을 자랑하며 500만원을 투자하면 2~3개월간 매일 수십만원씩 주겠다고 유흥업소 종업원 6명을 꼬드긴 뒤 투자금 명목으로 2억여원을 가로채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한편 서울 서남부 지역의 조폭 부두목인 권씨 등 3명은 지난 2012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강서구 일대 노래방과 보도방 20여곳에서 150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동네 노래방·보도방 업주들이 도우미를 고용해 불법영업을 하는 점을 악용해 영업을 계속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보호비를 받았다. 매달 정기적으로 3만~5만원씩 뜯어내기도 했고, 두목의 변호사 비용이 필요하다며 4회에 걸쳐 1천여만원을 받아 간 것으로 조사됐다. 업주들이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당구 큐대로 폭행하거나 흉기를 보여주며 죽이겠다는 협박을 일삼았다.
경찰 관계자는 "서민을 상대로 범죄를 일삼는 기업형 조폭과 동네 조폭을 철저히 단속해 근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