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1일 SK그룹총수 형제와 공모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원홍씨에게 징역 4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이 사건에 연루된 최태원 회장은 징역 4년,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징역 3년 6월,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이미 확정받았습니다.
김씨는 최 회장 형제가 2008년 10∼11월 SK그룹 주요 계열사로 하여금 베넥스인베스트먼트 펀드에 1천억원대 출자를 하게 한 뒤 옵션 투자금 명목으로 465억원을 횡령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작년 10월 기소됐습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중국으로 출국한 김씨는 한국과 범죄인 인도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대만에 머무르다가 작년 7월 최 회장 형제에 대한 항소심 선고 직전에 국내로 송환돼 뒤늦게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김씨는 1·2심에서 베넥스에 출자된 돈을 송금받은 것은 김준홍 전 대표와의 개인적 금전 거래였고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김 전 대표의 진술도 거짓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1심은 450억원 횡령을 유죄로 인정해 김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습니다.
2심은1심의 유·무죄 판단을 유지하되 검찰의 양형부당 항소를 받아들여 징역 4년 6월로 형을 가중했습니다.
특히 2심 재판부는 "김씨가 최 회장 형제 등에 대한 지배적 영향력과 특별한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범행을 착안하고 역할을 분담하거나 구체적 행위를 지시하는 등 횡령을 주도했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은 "김준홍 전 대표의 진술을 충분히 믿을 만 하다고 판단했다. 김씨가 제출한 녹취록 등 증거를 봐도 최 회장 형제의 공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김씨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최 회장 형제에 이어 공범 김씨도 유죄가 확정됐다"며 "김씨는 이 사건에서 본인의 무죄보다 최 회장 형제의 무죄를 더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