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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 부상에 U1파울, 원칙주의 vs 운영의 묘
입력 2014-12-09 20:32  | 수정 2014-12-09 20:33
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 프로농구 서울 SK와 전주 KCC경기에서 KCC 하승진이 리바운드 싸움을 벌이던 중 SK 수비진과 충돌해 부상을 입은 후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벤치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프로농구에서 심판은 정확한 판정을 하는 것이 첫째 원칙이다. 그러나 심판의 재량에 따라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도 보이지 않는 역할이다. 그러나 한국농구연맹(KBL) 심판이 융통성 없는 원칙주의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전주 KCC의 경기. KCC가 44-45로 뒤진 3쿼터 5분7초를 남기고 신명호가 김민수에게 파울을 했다. 속공 상황은 아니었지만, 신명호는 고의적으로 공을 몰던 김민수를 잡은 뒤 스스로 파울을 인정했다.
김태술이 허리 부상으로 빠진 신명호의 파울은 3개로 늘었다. 신명호는 이날 경기서 키 플레이어였다. 그런데도 자신의 파울을 하나 소진하면서 끊어야만 했던 이유가 있었다.
바로 직전 KCC의 공격에서 하승진이 골밑슛을 시도하다 부상을 당했다. 착지 과정에서 왼쪽 발목에 통증을 호소했다. 하승진은 즉시 벤치를 향해 교체 사인을 했다. 허재 KCC 감독도 곧바로 본부석을 향해 작전타임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KCC 타일러 윌커슨의 득점 이후 SK의 공격이 곧바로 진행됐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승진은 백코트를 하지 못하고 절뚝거리고 있었던 상황. 그러자 신명호가 고의로 파울로 끊어 하승진이 교체할 수 있었다.
그 사이. 심판들은 3심 합의를 했다. 이후 신명호에게 U1파울(언스포츠맨라이크파울)을 선언했다. 황당한 KCC 벤치는 어이가 없었다. 허재 감독도 고함을 치며 발을 굴렀다. 선수가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 인정도 배려도 없었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더 이상 항의하지 않았다.
올 시즌부터 KBL은 U파울을 엄격히 불고 있다. 이날 상황도 마찬가지. 고의로 파울을 끊었기 때문에 U1파울이 맞다. 그러나 이날 상황에서 심판의 판단은 아쉬웠다. 선수가 부상을 당한 상황서 융통성을 발휘할 수는 없었을까. 운영의 묘가 없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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