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0년 TV홈쇼핑, 시대별 ‘잘 먹히는’ 히트상품은?
입력 2014-12-09 11:36  | 수정 2014-12-11 09:37
1995년 홈쇼핑 첫방송 시청 장면(왼쪽), 최초판매상품 뻐꾸기시계(오른쪽)

뻐꾹~”

1995년 8월 1일, 7만8000원짜리 뻐꾸기시계를 판매하며 국내 최초로 홈쇼핑(당시 HSTV, 현 CJ오쇼핑) 방송이 시작됐다.

TV홈쇼핑이 생겨난 지 햇수로 20년째인 올해 시장 규모는 1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1995년 TV홈쇼핑 출범 첫해 매출(34억 원)의 3235배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현재 국내 TV홈쇼핑 이용자가 1500만∼1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듯 소매업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매출액으로 볼 때 한국의 TV홈쇼핑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 유통 채널로서 입지를 굳혀 온 TV홈쇼핑을 들여다보면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사회적 관심사, 소비자 환경, 업체의 주력 상품 등에 따라 달라지는 시대별 히트상품을 알아보자.

◆ 1995~1999년, 주방 및 가정용품에 한정

TV홈쇼핑 초창기라고 할 수 있는 1995년부터 1999년에는 주로 저가 주방용품 및 가정용품이 히트상품으로 꼽혔다. 녹즙기, 도깨비방망이, 다기능 요리도구, 청소용품 등 대부분 집안 살림에 쓰는 제품들이었다.


◆ 2000~2004년, 제품의 양과 질 모두 고려

2000년부터 2004년에는 이전에 비해 히트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홈쇼핑이 ‘살림살이 가게 이미지에서 벗어나 언더웨어, 식품, 가전제품부터 여행상품이나 공영관람권과 같은 서비스 상품까지 폭넓은 제품군이 등장했다. 또한 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삼성, 컴팩 등 가정용 컴퓨터가 히트상품에 이름을 올렸다. 홈쇼핑에서 보험 방송이 처음 시작된 것도 2003년 말이었다.

더불어 제품의 양뿐만 아니라 질까지 고려했다. 디자이너 브랜드가 확대되고 가격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고객 만족도가 높아졌다. CJ오쇼핑에서는 자체 언더웨어 브랜드 ‘피델리아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 2005년~2009년, 더 이상 주부의 전유물이 아니다

2005년부터 2009년은 우수한 품질력으로 인정받은 브랜드들이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각 홈쇼핑 업체들은 차별화된 상품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댕기머리 ‘안동 간고등어 ‘수려한 등 검증된 상품들이 인기를 얻었다.

또한 고객층이 기존 40대 이상 여성에 한정됐지만 이 시기 남성 그리고 젊은 고객들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겨냥한 제품이 나왔다. 이를 통해 이미용 상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누구나 쉽게 트렌디한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들이 젊은 고객층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었다. ‘SEP ‘블로우 매직 등 셀프 이미용 제품들이 히트상품에 선정됐다.
2014년 9월 ‘유난희 쇼 론칭 모습

◆ 2010년 이후, 패션·뷰티 ‘내가 제일 잘 나가

2010년 이후에는 패션 제품이 홈쇼핑 히트상품 목록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홈쇼핑의 주력 상품으로 등극했다. 2010년 CJ오쇼핑에서는 ‘피델리아 ‘아키바이 아시다미와를 비롯해 ‘뱅뱅 ‘끌로엘제이 등 총 5개의 패션 브랜드가 상품 판매 순위 TOP10 내에 들었다. 2011년엔 7개, 2012년엔 8개, 2013년은 9개로 패션 브랜드가 확대됐다.

◆ 홈쇼핑의 새로운 트렌드, 내 집 꾸미기

최근 홈쇼핑에서 인테리어 매출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 같은 소비자의 요구에 발맞춰 홈쇼핑 업계는 인테리어 카테고리를 육성·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과거에는 인테리어 제품을 주로 백화점이나 브랜드 로드숍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브랜드와 상품력을 갖춘 인테리어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는 홈쇼핑이 유통 창구로서 각광 받기 시작했다.

실제 CJ오쇼핑에서는 인테리어 관련 상품(시스템 가구, 생활 가구, 인테리어 소품)을 지난 2008년 520억원 가량 취급했지만 5년 후인 2013년 50% 이상 늘어난 79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해 12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홈쇼핑은 기본적으로 정(情), 가족을 떠나서는 상품이 다양하게 구성될 수 없다”고 밝혔다.

패션·뷰티 소비가 강화된 현상에 대해서는 과거 가부장적, 대가족적이었던 구조에서 최근 1인 가구가 많아지는 시대상과 무관하지 않다”며 개인의 삶을 돌아보고 본인에게 투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요즘 홈쇼핑계에서 인테리어 관련 매출이 늘고 있는 점은 유행이 돌고 돌듯 자신만을 꾸미는데서 나아가 가정을 생각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며 집 안을 가꾸기 위한 인테리어 품목이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지혜 기자 kjh103206@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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