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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레이더] ‘인터스텔라’ 흥행으로 영화株 기대 커
입력 2014-12-04 17:13 
지금 한국에서 돈이 많아도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허니버터칩을 먹으며 아이맥스 극장에서 인터스텔라를 보는 것이라는 농담이 있다. ‘인터스텔라의 흥행 열기가 이토록 뜨겁다. 지난달 6일 개봉 이후 이 영화의 누적 관객수는 840만명에 달하며 흥행수입도 67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 흥행 성적은 글로벌과 비교해도 단연 돋보인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개봉 4주차 주말까지 인터스텔라는 세계적으로 5억400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중국이 1억600만달러로 1위, 한국이 6100만달러로 글로벌 흥행 2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과의 인구 격차를 고려하면 인터스텔라의 흥행 열기는 한국이 세계 최고인 셈이다.
일반 상대성이론, 특수 상대성이론, 5차원 세계 등 핵심 물리학 이론을 녹였다고 하는 이 영화가 어떻게 1000만 관객을 바라보며 흥행할 수 있었을까?
첫째, 한국 영화의 수준이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한 나라의 영화 시장이 한 단계 성장하는 데는 자국 영화의 부흥이 필수적이다. 2000년대 들어서 한국 영화는 꾸준히 그 수준을 높여왔고, 이런 노력은 성과로 이어져 2005년 이후 역대 1000만 관객 영화 10작품 중 8개 작품을 한국 영화가 장식했다. 지금 한국 영화는 세계 7위 시장으로 성장했다. 결과적으로 인터스텔라처럼 난해한 외화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산업이 커진 것이다.
둘째, 그동안 구축된 인프라스트럭처의 역할도 크다. 1990년대 후반 강변 CGV가 개장하면서 시작된 ‘멀티플렉스 시대는 한국 영화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촉매로 작용했다. 이후 롯데, 오리온그룹 등이 잇달아 극장사업에 뛰어들면서 멀티플렉스 보급률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상승했다. 지난 10년간 멀티플렉스는 꾸준히 증가해 이제 전국 스크린의 95%를 점유하고 있다. 접근성이 좋은 멀티플렉스가 보급되면서 인구당 영화 관람 횟수도 2013년에 4.25회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이 연간 4회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터스텔라의 흥행 열기가 이상할 것도 없다.

내수 시장의 성장을 기반으로 한국 영화산업은 이제 세계로 진출하는 추세다. 대표 멀티플렉스인 ‘CJ CGV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고, 이달 코스닥에 상장할 영화배급사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는 중국 자본 출자를 받아 중국 영화·드라마 시장에 진출할 움직임이다. 역시 영화배급사인 ‘미디어플렉스도 내년에는 중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저성장 시대인데도 불구하고 영화산업은 이제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영화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유효해 보인다.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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