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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동부팜한농 회사채 상환 안간힘, 돈 되는 것 다판다
입력 2014-12-04 14:30 

[본 기사는 12월 2일(14:59)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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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팜한농이 '사활'을 건 현금 확보에 나섰다. 최근 비료 공장 부지를 매각한 데 이어 알짜 사업부문인 화공사업부도 매각한다. 내년까지 만기도래하는 빚 상환을 위해서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부팜한농은 인산·질산 등 화공약품을 생산하는 화공사업부를 올브라이트캐피탈매니지먼트(ACM)에 매각할 방침이다. 매각가격은 1100억~1200억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매각을 위한 가격 협상 등이 진행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매듭짓는다는 방침 아래 늦어도 올해 안에는 거래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부팜한농이 지난 9월 말까지 기록한 매출액 5064억원 중 절반 이상인 2437억원이 비료 사업부문에서 나왔다. 비료사업부문에 속한 화공사업부는 매출액은 연 800억원 규모로 지난해 전체 매출액 10% 이상을 차지했다. 동부팜한농이 매출 기여도가 적지 않은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나선 것은 최근 자금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빚 상환 일자는 돌아오는데 회사 보유 현금은 부족한 상태다. 외부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신용평가회사들도 동부팜한농을 신용등급 하향 조정 대상에 올려놓고 재무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올해 들어 동부팜한농은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했지만 사실 실제 현금이 들어오지 않은 장부상 이익이다. 지난 3분기말까지 회사는 당기순이익 3억원을 기록했다고 보고했지만 실제 영엽활동에서는 690억원 규모 현금이 빠져나갔다.
지난 3분기말 현재 동부팜한농이 보유한 현금은 265억원 수준이다. 올해 들어 영업활동에서 지속적으로 현금이 빠져나가고 있어 이후 4분기 영업활동에서도 현금유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동부팜한농이 내년까지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는 이달 5일 300억원을 포함해 내년 1월(800억원)과 4월(600억원) 10월(300억원)에 걸쳐 총 2000억원 규모다.
회사는 당장 이달부터 만기 도래하는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토지 등 자산은 물론 알짜 사업부를 내놓는 등 현금 마련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우선 오는 5일 만기 도래하는 300억원을 갚기 위해 회사는 앞서 울산 비료공장 부지를 매각해 400억원을 확보했다. 오는 9일에는 400억원 규모 무보증 공모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부국증권과, 동부그룹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공동 대표주간을 맡았다. 동부팜한농 신용등급(BBB급)으로는 최근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물량을 일정 부분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
동부팜한농은 이번에 발행한 회사채와 내부 현금을 최대한 활용해 1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상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후 만기 도래하는 채권 상황을 위해 동부팜한농은 화공사업부 매각을 최대한 빨리 진행해야 하는 처지다. 화공사업부 매각을 완료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위기는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화공사업부문을 떼어낸 이후 매출액 등 외연 감소는 불가피하다. 신용평가회사들은 올해 동부팜한농 비료 부문은 수익성이 회복세를 보였으나 다른 사업부문에서 매출 감소로 수익성 개선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동부그룹은 최근 구조조정 과정에서 농업과 바이오를 핵심 포스트 사업으로 지정하고 동부팜한농을 선봉에 세웠다. 그러나 동부팜한농이 전반적인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먹거리 사업 육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동부팜한농 관계자는 "화공사업부를 매각해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농약사업 등 기존 주력 사업부문 역량 강화할 것 " 이라고 말했다.
동부팜한농은 자산규모(1조2000억원)로 보면 그룹 내에서 크지는 않지만 그룹 지배구조상 핵심 계열회사 중 하나다. 동부그룹 사업지주회사인 동부CNI와 동부그룹 자녀가 지분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장남 김준기 회장 장남 김남호씨와 장녀 김주원씨는 지난 7월 각각 동부팜한농 지분 29.1%와 26.2%를 확보했다.
[서태욱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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