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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다큐스페셜’ 지오디, 추억을 넘어 온 다섯남자 이야기
입력 2014-12-01 17:27 
[MBN스타 금빛나 기자] 2014년 5월, 거짓말처럼 다섯 남자가 돌아왔다. 바로 국민그룹이라고 불리며 2000년대 가요계를 휩쓸었던 지오디(god)가 무려 12년 만에 완전체로 뭉친 것이다.

2000년 180만 장이 넘는 음반판매에 2001년 방송 3사 가요대상과 골든디스크 대상 최초 동시 수상, 이후 2002년부터 2003년 100회 콘서트 전회 매진으로 총 누적 관객 200만 명 보유라는 기록을 세운 지오디의 인기는 실로 놀라웠다.

전 연령층의 사랑을 고루 받으며 밀레니엄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던 지오디에게 첫 번째 고비가 찾아왔다. 5집 앨범 ‘챕터 5 레터(Chapter 5 Letter) 이후 윤계상이 돌연 탈퇴를 선언한 것이다. 6집 앨범 ‘보통날부터 윤계상이 빠진 4인으로 활동을 해온 지오디는 결국 2005년 7집 ‘하늘속으로를 끝으로 각자의 길로 돌아서게 됐다.

그랬던 지오디가 새로운 음악을 들고 팬들 앞에 등장했다. 무엇보다 이번 재결합에는 2004년 팀에서 탈퇴한 윤계상까지 함께 했다. 다섯 멤버들이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은 10년, 한목소리로 앨범을 만든 지는 무려 12년 만에 일이었다. 팬들이 얼마나 우리를 기억해주고, 환영해줄지 불안했다”는 멤버의 염려와는 달리 8집 앨범 ‘챕터8(Chapter8)을 향한 팬들의 호응은 전성기 시절과 동일했다.

팬들은 기적과도 같은 재결합에 뜨겁게 환호했고, 이는 온라인 음원사이트 차트 1위를 석권, 단독 콘서트 전석매진 기록으로 이어졌다.

1일 오후 방송되는 MBC ‘다큐스페셜은 2014년 지오디의 행보를 되짚으며 이들의 힘은 무엇이고, 같은 길을 걷는 다섯 남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 추억을 담아 현재로 다가오다

지난 7월12일, 13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광주, 부산, 대구, 대전까지 전국투어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친 지오디는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서울 앙코르 콘서트를 기획했다. 그 장소는 바로 잠실 주경기장이었다. 가장 크고 대표적인 공연장으로 평가받는 잠실 주경기장은 가수들 사이에서 ‘꿈의 무대로 평가받는 장소이기도 하다.

11번째 공연 장소로 잠실 주경기장은 선택한 것은 지오디에게도 무리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서울 앙코르 콘서트 장소로 정한 것은 완전한 합체 후 모든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과거형으로만 존재하지 않고 현재로 다가온 지오디는 11월에는 데뷔 16년 만에 미국 LA와 뉴저지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며 한 발 더 나아갔다. 해외활동을 못 해본 지오디에게는 꼭 하고 싶었던 도전이기도 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듯 콘서트를 위해 다섯 명이 함께 미국 땅을 밟았다.

◇ 정상까지의 길, 각자 걸어간 길

다섯 남자 이야기는 1998년 7월 박준형, 윤계상, 데니안, 손호영이 있는 일산 숙소로 구미에서 18살 김태우가 올라오면서 시작된다. 화장실 갈 휴지가 없었고, 먹을 밥이 없었고, 씻을 물이 없었다. 먹는 것이 한이 될 정도였던 고생이었지만 지금까지 지오디를 존재하게 한 단단한 디딤돌이 됐다. 어려운 상황에 멤버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가족, 형제 같은 존재가 됐다.


1999년 1월 박준형의 실제 이야기가 담긴 ‘어머님께로 데뷔한 지오디는 IMF라는 경제위기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인지도를 쌓기 시작했다. 그리고 2집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로 돌아온 뒤 육아 예능의 원조 ‘god의 육아일기에서 11개월 재민이를 만나며 전 국민이 좋아하는 그룹으로 도약한다.

당시 인기 아이돌 그룹이었던 H.O.T.나 젝스키스, S.E.S, 핑클처럼 화려한 퍼포먼스나 세련된 외모는 없었지만, 옆집 오빠와 같은 편안하고 평범한 매력으로 천천히 대중들에게 스며 들어갔다.

지오디의 1집부터 7집까지 프로듀싱을 한 박진영은 인터뷰에서 지오디는 태생부터가 그런 것 같다. 의도적으로 기획하고 짜 맞춰진 것이 아니니까” 라고 표현했다.

멤버들의 이야기, 자라온 환경, 삶을 음악에 녹여냈으며, 팬들은 그런 그들의 음악을 사랑했다. 3집 앨범 ‘챕터3(Chapter3)의 타이틀곡 ‘거짓말로 국민그룹 대열에 오른 지오디는 2001년 4집 ‘길로 방송 3사 가요대상과 골든디스크 대상까지 휩쓸며 최정상에 올랐다.

어린 나이에 목표만을 향해 달려오느라 길을 돌아보지 못했고, 가족 같은 사이인 만큼 서운함은 더 크게 다가왔다. 2004년 12월 6집 발매 쇼케이스 이후로 다섯 명이 선 무대를 볼 수 없었다. 7집 ‘하늘 속으로 이후인 2006년부터는 그룹 활동을 중지했다.

멤버들은 지오디가 누렸던 정상에서 내려와 각자 가수, 프로듀서, 배우, 예능, 휴식 등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오디로 올라섰던 정상은 너무 높았다. 홀로서기는 순탄하지만은 않았고, 힘들고 외로울수록 서로에 대해 그리움도 짙어졌다.

지오디 평균나이는 어느덧 37.8세, 중년돌이 된 지오디지만 함께 있을 때면 언제나 장난기 가득한 20대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래도 시간이 지난 만큼 달라진 것도 많았다. 과거에는 의상도 다 똑같은 디자인으로 하나라는 걸 강조했지만, 지금은 개성, 중후함, 화려함, 편안함 등 요구사항도 여러 가지였다. 다섯 명이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고 음악, 연기, 예능 등 개인 활동 영역이 다르다 보니, 부딪히는 부분도 적지 않다. 대중, 팬들과 직접 만나는 공연에 관해서는 더 예민하게 논쟁하지만 칼로 물 베기인 부부싸움처럼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제자리를 찾는다.

다시 만난 다섯 남자 지오디는 팍팍한 삶, 바쁜 일상에 ‘추억을 선물해줬다. 단순히 추억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추억을 현재까지 잇는다. 지오디는 긴 공백 그리고 현재 본인들의 이야기를 노래에 담으며 팬들과 만나고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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