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오바마 "폭력 시위에 관용 없다"…자제 촉구
입력 2014-11-26 15:55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폭력적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미주리 주 소요사태에 대해 "폭력 행위에 관용은 없다"며 시위대의 자제를 재차 촉구했다.
시카고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연설에서 미주리 주 퍼거슨 시 사태를 언급하면서 이번 사태를 둘러싼 시민들의 좌절감을 이해는 하지만 그렇다고 폭력 사태를 용인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이 좌절감은 단순히 특정 사건에 대한 것이 아니라 많은 유색인종 공동체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좀 더 생산적인 방식으로 그러한 좌절감을 표현하는 방법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빌딩과 차를 불태우고 재산을 파괴하면서 시민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관용이 있을 수 없다"며 "이것은 범죄 행위이고, 그런 행위에 가담하는 자들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폭력 행위에 대해 변명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지만 지역사회를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동정심도 느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미주리 주 대배심이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에게 불기소 결정을 내린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도 시위대의 진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호소가 무색하게도 대배심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퍼거슨 시를 비롯한 미 전역으로 확산하는 상황이다.
특히 사태의 중심지인 퍼거슨 시에서는 성난 시민들이 건물에 방화하고 경찰차를 불태우며 경찰을 향해 총을 쏘는 등 시위가 폭동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 코페르니쿠스센터에서 다양한 인종적 배경을 가진 1800여 명의 관중이 모인 가운데 연설했다.
본래 시카고 방문 목적은 이달 20일 발표한 이민개혁 행정명령에 대해 설명하고 지지를 얻기 위해서였으나 전날 퍼거슨 대배심의 평결이 나오면서 흑인 폭력사태에 대한 입장을 재차 강조하는 자리가 됐다.
오바마는 이민개혁 행정명령에 대해서는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금번 이민개혁 행정명령이 수백만 서류미비자들의 법적 문제점을 완화시켜 향후 10년간 900억 달러(약 100조원)의 경제 성장 효과를 보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일부 참석자들의 비난 섞인 지적과 야유로 5분 가량 중단됐다. 이들은 오바마가 정권을 잡은 후 더 많은 이민자들이 추방당한 사실을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하는 무대 바로 뒷편에 앉은 여성 방청객은 "오바마 추방을 즉각 중단하라"는 문구가 쓰인 천을 들고 오바마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방청석 오른편의 또다른 참석자는 오바마의 말에 "거짓말이었잖아요"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으며 이어 방청객 일부가 같은 말을 따라 외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두 할 말이 많은 것 같은 것을 보니 시카고에 오길 잘했다"고 여유를 보인 뒤 "당신들 말을 들었으니 이제 예의를 갖춰 내 말에 귀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시위자들은 행사장에서 쫓겨나지 않았으며 오바마는 연설을 계속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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