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이 분신해 숨진 압구정의 한 아파트의 경비원 106명이 전원 해고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는 24일 "이 아파트의 경비원 78명 등 노동자 106명이 지난 19∼20일 해고예고 통보를 받았다"면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해고예고 통보는 통상 경비업체 재계약 때마다 있는 요식행위이나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S아파트에서는 지난 6일 열린 입주자임원회에서 현재의 용역업체를 다른 곳으로 바꾸기로 공식 결정한 상태"라면서 "이번 사건으로 아파트 이미지가 훼손됐다고 판단한 일종의 보복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아파트 관계자는 "입주자임원회에서 동대표회장 등이 그런 의견을 내놓기는 했으나, 내달 초 열리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확정돼야 할 사항"이라면서 "정말로 용역업체를 바꾸고 경비원 등을 해고하려 했다면 이미 새 업체 선정작업을 시작했겠지만 전혀 결정되거나 진행된 것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한편에서는 이번 논란이 노조와 입주자대표회의 간 기싸움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익명을 요구한 노동계 관계자는 "경비원 분신 사망사건 이후 노조와 입주자대표회의가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 등을 논의했지만 전혀 진전이 없는 상태"라면서 "지금은 해고 여부를 놓고 양측이 서로 우위에 서기 위한 줄다리기를 하는 모양새"라고 말했습니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달 7일 오전 9시 30분쯤 경비원 이모 씨가 인화물질을 자신의 몸에 뿌린 뒤 불을 붙여 전신 3도 화상을 입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씨는 한 달만인 이달 7일 패혈증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