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예산 앞에서 '을'된 박원순…"힘 좀 써주세요."
입력 2014-11-24 19:42  | 수정 2014-11-24 20:36
【 앵커멘트 】
흔히 영원한 '갑'도, 영원한 '을'도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3년 전,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싸웠던 박원순, 나경원 두 사람을 보면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나경원 의원이 오늘만큼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제대로 '갑'이었다고 하는데요.
오지예 기자입니다.


【 기자 】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패배로 정치적 내리막길을 걷게 된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

반면 재선 성공에 이어 야권 대권주자로 우뚝 서며 승승장구한 박원순 서울시장.

하지만, 나 의원이 지난 7월 여의도 입성 뒤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까지 거머쥐면서 두 사람 간 묘한 기류가 돌기 시작하더니,

▶ 인터뷰 : 나경원 /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 (지난달)
- "사실 오고 싶었는데 안 불러주셔서 언제 불러주시나 했었어요. (시당위원장이 돼보니) 서울시가 어떤 일을 할 때 국회나 정부와 협조받을 일도 많으실 것 같고…."

▶ 인터뷰 : 박원순 / 서울시장 (지난달)
- "저희들이 장관님들이나 청와대 가서 말씀도 드리지만 그래도 훨씬 더 (나경원 의원이) 실세시잖아요."

막바지 예산 심사를 앞두고 이뤄진 오늘 회동에서는 완전히 입장이 뒤바뀐 모습을 보였습니다.


박 시장은 여당 의원들의 환심이라도 사려는 듯 새누리당의 상징인 빨간색 넥타이까지 매고 나왔습니다.

▶ 인터뷰 : 박원순 / 서울시장
- "제가 노력을 많이 해봤는데 아무 소용이 없더라고요. 여기 힘센 여당 의원님들 많이 와계시기 때문에 아마도 조금만 노력하시면…."

이에 반해 나 의원은 '갑'의 여유를 마음껏 누렸습니다.

▶ 인터뷰 : 나경원 /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
- "서울시 (안전)예산을 보니까 작년보다는 확대해서 편성하셨는데 그래도 좀 획기적인 변화는 없지 않았나."

묘한 쌍곡선을 그렸던 두 사람의 다음 만남은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오지예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 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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