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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훈훈한(?) 덕담 “천방지축이었는데...”
입력 2014-11-20 11:45  | 수정 2014-11-20 11:46
서로 웃고 있지만. 20일 FA컵 결승 미디어데이에서 최용수 서울 감독(왼쪽)과 김학범 성남 감독(오른쪽)이 마주보며 대화를 나누다 웃음이 터지고 있다. 사진(서울 신문로)=곽혜미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신문로) 이상철 기자] 김학범 성남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은 사제지간이다. 지도자로 훌륭하게 성장한 제자에게 스승이 ‘훈훈한(?) 덕담을 해 눈길을 끌었다.
김학범 감독과 최용수 감독의 인연은 20여년이 다 되어간다. 최용수 감독은 어려서부터 수많은 골을 터뜨리며 ‘독수리라는 별명도 얻었다. 엘리트코스를 밟은 건 당연. 1996 애틀란타올림픽에 나설 U-23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코치가 김학범 감독이다. 러시아 출신 비쇼베츠 감독을 보좌했다. 국민은행 코치를 역임하다가 U-23 대표팀 코치로 활동했다. 김학범 감독의 유일한 대표팀 코칭스태프 이력이다.
한국은 애틀란타올림픽 본선에서 조별리그 탈락했다. 그러나 최용수 감독과 김학범 감독은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가나를 1-0으로 꺾고서 1948 런던올림픽 이후 48년 만에 올림픽 승리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현재 올림픽 본선에서 첫 승을 거두는 게 다반사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월드컵 못지않게 올림픽 1승도 어려웠다.
이후 둘은 지도자가 돼 다시 만났다. 둘 다 K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수석코치로서 2001년부터 성남의 3연패에 기여한 김학범 감독은 2006년 감독으로서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최용수 감독도 2012년 감독 2년차에 서울을 K리그 정상으로 이끌며 리더십과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김학범 감독은 그런 최용수 감독이 대견했다. 그러면서 이렇게까지 성공할 줄 몰랐다고 고백했다. 20일 열린 FA컵 결승 미디어데이에서 김학범 감독은 옛날에는 천방지축이 따로 없었다. 그때마다 해도 (최용수 감독이)지도자를 할 줄 몰랐다”라며 아주 지략이 뛰어나다. 내가 배울 게 참 많다. 독수리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 덩치 큰 여우다”라고 말했다.
최용수 감독도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잊지 않았다. 최용수 감독은 성남이 K리그에서 이룬 업적은 존중받아야 한다. 김학범 감독님이 오신 뒤 성남이 더 무서워졌다. 매우 끈끈한 팀이 돼 방심할 수가 없다”라고 경계했다.
애틋한 사제의 정을 나눴지만 승부 앞에서는 ‘라이벌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존경하는 김학범 감독님을 꼭 이기고 싶다”라며 스승에게 칼을 겨눴다. 김학범 감독도 과거 서울을 상대로 별로 진 적이 없다”라며 우승을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한편, 서울과 성남의 FA컵 결승은 오는 23일 오후 2시15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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