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황당한 톨게이트 "립스틱은 빨간색만"…몰카 찍어 암행 감찰
입력 2014-11-20 09:28  | 수정 2014-11-21 18:11
【 앵커멘트 】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가면 요금 수납여성이 있는데요.
한 민자 고속도로 회사가 립스틱은 빨간 색만 사용하라, 얼굴을 밖으로 내밀라는 등 과도한 업무지침을 강요해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차민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을 받는 여성 수납원이 고개를 바깥으로 쭉 내밉니다.

차에 부딪히진 않을까 아슬아슬합니다.

웃음은 기본.


하지만 이런 친절함 뒤에는 남모를 고통이 있습니다.

회사 측의 '근무평가'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차민아 / 기자
- "차량 한 대가 지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초 남짓. 이 짧은 시간 동안 직원들은 20여 개 항목을 평가받게 됩니다."

「 회사 측의 내부 평가서.

표정은 밝게, 화장은 화사하게, 목소리는 맑고 크게, 주관적인 항목 투성입니다.」

립스틱은 빨간색만, 헤어 스타일은 반드시 귀가 보이도록 강요받습니다.

▶ 인터뷰 : 김옥주 / 요금 수납원
- "내용이 광범위합니다. 하물며 지나간 차량의 뒤꽁무니까지 쳐다봐야 하는, 그렇게 해야 완벽한 CS(고객만족)라고…."

심지어 통행 차량 뒷좌석에 숨어 직원들의 업무 자세를 몰카로 찍어 감시했습니다.

이렇게 매달 평가가 이뤄지고 점수가 낮으면 화장실 청소까지 시켰습니다.

▶ 인터뷰 : 박선희 / 요금 수납원
- "평가가 나올 때면 회사 나오는 게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가 되는 기분이에요. 뭐라고 또 우리를 잡을까…."

직원들은 원형 탈모, 척추 측만증 등 각종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오창익 / 인권연대 사무국장
- "노동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일상적으로 감시하기 때문에 명백한 인권침해입니다."

회사 측은 동영상 촬영은 교육용 자료였을 뿐이라며, 평가 항목도 10개 미만으로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차민아입니다.
[ aime98@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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