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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가 매달린 제자…10년 후 프로레슬러 되다
입력 2014-11-18 06:01  | 수정 2014-11-18 06:54
비제가 은퇴 직전 자선경기에 골키퍼로 나와 공을 차고 있다. 사진(독일 브레멘)=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만약 독일 21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골문을 그가 지키지 않는다면 경기력 측면에서 엄청난 손실이 불가피하다. 현재 독일 U-21에는 그를 대체할 골키퍼가 없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2004년 3월 30일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홈페이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당시 독일 U-21을 지휘하던 슈틸리케는 루디 펠러(54·바이어 레버쿠젠 단장) 독일 A팀 감독에게 어느 한 골키퍼를 제발 소집하지 말고 자신이 기용할 수 있도록 남겨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위에서 지목된 ‘골키퍼는 바로 팀 비제(32·독일)다. 슈틸리케 감독 밑에서 2003~2005년 U-21 13경기를 소화했다. 펠러는 2004 유럽축구연맹선수권(유로 2004) 본선에 3번째 골키퍼로 비제를 데려가는 것을 검토했었다.
슈틸리케 역시 2004 유럽축구연맹 U-21 선수권 본선을 준비하는 입장이었다. 펠러에게 애걸복걸한 덕분에 해당 대회 22인 명단에서 비제에게 주전 골키퍼의 상징인 등번호 1을 배정할 수 있었다.
이후 비제는 2008~2012년 독일대표로 A매치 6경기에 출전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과 유로 2012에 2번째 골키퍼로 참가하여 독일의 메이저대회 2연속 3위를 경험했다.
여기까지는 슈틸리케가 총애할만한 잠재력이 비제한테 충분히 있었음을 알 수 있는 훈훈한 이야기다. 그러나 지난 1월 21일 TSG 호펜하임과의 계약이 끝나 무소속 신세가 된 비제는 9월 17일 프로축구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비제(왼쪽 위)가 WWE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회에 등장하고 있다. 사진=WWE 독일 트위터 공식계정
‘골키퍼라는 역할을 벗어던진 비제는 16일 오전 4시(한국시간)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 WWE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회에 등장했다. 관객으로 갔다가 깜짝 소개된 것이 아닌 ‘선수로 공식 데뷔한 것이다.
WWE는 9월 16일 비제에게 ‘개발 계약을 제시한 바 있다. 아직 프로레슬링선수로 미흡한 면이 많으니 ‘성장을 시키겠다는 얘기다. 프랑크푸르트대회에 참가한 비제의 공식 직함은 ‘게스트 타임키퍼, 즉 ‘객원 기록원이었다.
독일대표팀 2번째 골키퍼라는 화려한 지위가 불과 2년 전 일이다. 그러나 WWE 독일 트위터 공식계정이 공개한 영상에서 ‘비정규직 프로레슬러 비제는 충분히 행복해 보인다.
비제(청바지)가 WWE 독일 프랑쿠프르트 대회에 즐겁게 임하는 모습. 사진=WWE 독일 트위터 공식계정 영상 화면

[dogma0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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