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동면 들어간 필라이… 중요 데이터 지구 전송 성공
입력 2014-11-16 14:39 

인류 역사상 최초로 혜성에 착륙한 탐사선 '필라이'가 기약없는 '동면'에 들어갔다.
유럽우주국(ESA)은 15일 오전 9시 36분(한국시간) 필라이의 배터리가 방전되면서 지구와의 교신이 끊겼다고 밝혔다. 필라이는 태양광 패널을 탑재하고 있어 햇빛을 전기로 바꿀 수 있지만 로제타호에서 분리된 뒤부터 64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자체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방전되기 전, 혜성 지표면 아래 25㎝ 부근에 땅을 파고 채취한 토양 샘플을 분석한 자료를 지구로 보내는데 성공했다. ESA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훌륭한 성과를 냈다”며 "태양계, 지구 생명의 기원 등을 밝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 분석에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필라이는 현재 모든 전원을 끈 채 '대기모드' 상태로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충전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필라이가 착륙한 곳이 12시간 중 1시간 30분만 태양빛을 받는 그늘진 곳이라 언제 충전이 완료돼 다시 작동할 수 있을지는 ESA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ESA는 필라이가 방전되기 전, 햇빛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몸체를 35도 회전 시켰다. 필라이가 방전된 후 10여시간 뒤, ESA는 다시 통신을 시도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필라이는 로제타호에 탑재돼 지난 2004년 3월 발사됐다. 10년의 비행 끝에 로제타호는 지구로부터 5억 8000만 ㎞ 떨어진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에 지난 13일 오전 착륙에 성공했다. 하지만 착륙 과정에서 혜성 표면에 부딪쳐 두 번 튕겨져 나간 뒤 예상했던 지점을 벗어났으며 그늘이 드리운 곳이라 태양광 충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바 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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