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대모았던 삼성SDS 주가 ‘롤러코스터’
입력 2014-11-14 15:43  | 수정 2014-11-14 23:38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전동수 삼성SDS 대표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오른쪽부터)이 모니터에 표시된 시초 가격과 현재 가격을 확인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삼성SDS가 상장 첫날 초강세의 시초가를 보였지만 곧바로 고꾸라지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면서 향후 주가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상 핵심 축으로 부상해 주가가 급등한 SK C&C의 뒤를 따를 것인지, 상장 후 오랜 기간 공모가 이하로 머물며 투자자들 속을 태운 삼성생명의 뒤를 따를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14일 현재 삼성SDS는 시초가 대비 5만2500원(13.82%) 하락한 32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 38만원 대비 14% 가까이 떨어진 가격이지만, 공모가(19만원)에 비해서는 72.4%나 높은 수준이다. 상장 후 주가가 35만~36만원 선을 형성할 것이라는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공모주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투자인 셈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SDS를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의 수혜주로 낙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SDS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국내 증권사는 9곳으로, 이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치는 42만8900원이다. 14일에도 HMC증권이 48만원, KDB대우증권이 45만원을 목표가로 제시하는 등 호평이 이어졌다.
이 같은 목표가는 고평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특히 그렇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계산한 주가수익비율(PER)이 6.81배에 불과한 반면 삼성SDS는 PER가 76배에 달한다. 10배가 넘는 고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삼성SDS 주가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매출액의 28%가량을 차지하는 물류 부문이 계열사 물량 확대로 인해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홈, 헬스케어 등 삼성그룹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양대 축이 될 가능성도 있다. 매출 고성장에 따른 배당 성향 증가 기대도 크다.
가장 큰 프리미엄은 ‘오너 효과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상 상위 회사는 아니지만, 대주주 이익 극대화에 가장 적합한 회사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을 물려받을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지분이 많기 때문에 삼성SDS를 키워야만 기업 승계 과정이 수월해지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삼성SDS가 SK C&C, 현대글로비스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09년 11월 상장한 SK C&C는 공모가 3만원에 상장 첫날 시초가가 3만2550원으로 형성됐는데, 지난달 24일 장중 사상 최고가인 27만4000원을 기록해 상장 5년 만에 주가가 9배 상승했다. 2005년 12월 상장 당시 공모가가 2만1300원이었던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9월 26일 장중 33만7000원으로 사상 최고가 기록을 깼다. 당시 주가를 기준으로 하면 상장 10년도 안 돼 주가가 공모가의 15배가 된 셈이다.
한편에서는 삼성생명의 전례를 거론하며 ‘거품론을 제기한다. 삼성SDS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게 과열됐으며, 2010년 삼성생명 상장 때와 마찬가지로 상장 후 주가 흐름이 부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모가가 11만원이었던 삼성생명은 올 10월에야 공모가를 회복했고, 지난 5월에는 장중 9만6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삼성그룹이 삼성SDS 주식을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대량 처분할 경우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수많은 추측과 소설이 난무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삼성SDS가 얼마만큼 혜택을 얻을지 지금 시점에선 알 수 없다”며 여러 가지를 고려해 공모가가 19만원으로 정해진 만큼 주가는 20만원대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노현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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