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후강퉁 시대` 중국 시장 투자할 때 알아야 할 3가지
입력 2014-11-13 15:48  | 수정 2014-11-13 16:19

 굳게 닫혔던 대륙 증시가 드디어 개방된다. 오는 17일 상하이거래소와 홍콩거래소 간의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호<삼수변에 扈>港通)이 시행된 덕분이다.
 이제 외국인도 홍콩거래소를 통해 큰 제약 없이 중국 본토 주식을 살 수 있게 되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해외 자금이 유입되면 증시가 크게 상승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후강퉁 시행을 앞두고 투자 열기가 뜨거워진 가운데, 매경닷컴은 투자자가 중국시장에 대해 알아야하는 3가지를 조명했다.
 ◆中증시의 '알짜배기' 상하이 A주, 시총만 3100조원
 중국 본토 증시는 상하이거래소와 선전거래소로 이분화돼 있다. 이중 이번 후강퉁으로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시장은 상하이거래소의 A주 지수다. A주 지수는 외국인 투자자 전용 시장인 B주와는 다르게 그간 내국인과 일부 승인을 받은 외국인 기관 투자자의 참여만 가능했다.
 그러나 홍콩거래소와 연동되면서 외국인들도 홍콩 시장을 통해 A주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돼 중국 본토 증시의 구조와 성장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하이 A주는 우리 증시의 코스피에 해당하는 주요 증권 시장이다. 지난 1990년 8개 종목 상장된 것을 시초로 올해 10월 기준 963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2조8380억달러, 한화로 3101조원에 달해 상하이거래소 시총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지수를 구성하는 46개국 중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시총 상위에는 대부분 국영기업이 포진해있다. 시총 20대 기업 중 13곳이 금융 종목이며, 공상은행, 농업은행, 인민은행, 건설은행이 대표적이다. '대장주'는 국영 기업인 페트로차이나로 전체 시총 중 8.2%를 차지할 만큼 '쏠림 현상'이 심하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측은 "금융과 산업재, 에너지 업종이 상위 비중을 차지하며, 정보통신(IT)와 경기소비재 비중은 전체 13%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2005년부터 복합대기업과 부동산 관련 기업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 내수·소비재 주목…업종별 1등주 공략
 후강퉁 시행 이후 중국 증시에서 투자 유망한 종목으로는 내수·소비재가 꼽힌다. 중국이 수출 주도에서 내수 위주의 성장으로 정책을 전환한 데다가 가계소득의 증가로 내수 시장이 크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수주 중에서도 특히 업종별 1등주에 집중하라는 의견이 많다. 후강퉁 개설을 계기로 검증된 소비주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상승하리라는 분석에서다.
 김경환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비주는 거시적인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확실한 대안"이라며 "내년 중국 증시에서는 소비와 서비스업종 및 관련 우량기업의 주가가 시장의 수익률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 중국A주 단독 상장 소비재 업종 대표주인 귀주모태주와 상해가화, 중국국여 등을 눈 여겨 보고 있다. 한국인에 친숙한 '칭다오' 맥주를 생산하는 청도맥주와 우유시장 40%를 점유한 이리도 관심 종목으로 꼽힌다.
 귀주모태주(마오타이)는 중국 8대 명주 중 하나인 백주를 생산하는 업체로 중국 주류산업 회복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정부의 부패와의 전쟁에 대응한 가격 전략을 채택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상해가화는 중국 1호 화장품 상장사, 중국국여는 중국 내 최대 규모 여행사다. 두 회사 모두 소비재 업종 대표주로 향후 소득 증가에 따른 고성장이 예상된다.
 이밖에 텐센트홀딩스도 자주 거론되는 종목이다. 중국 3대 IT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홀딩스는 인터넷 메신저 시장의 88%를 점유하고 있다. 가입자 수로는 3억명을 넘어선 수준이다. 현재 중국 내 인터넷 보급률이 46% 수준에 불과한 것도 향후 성장 여력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후강퉁 시장, '선점이 유리' 국내 증권업계 들썩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증권사 역시 TF팀을 꾸리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에 이어 관련 세미나 개최와 책자 발간 등이 이어지는 추세다.
 유안타증권은 자체 리서치자료인 '후강퉁 가이드북'을 선보였다. 국내 연구원을 포함해 중국 상해, 홍콩, 대만 현지 연구원 100여 명이 참여했다. 중화권 증권사인 만큼 '우리는 중국을 알고 있다(we know china)'는 모토로 인공지능 종목추천 시스템인 '마이 티레이더'를 중국 상황에 맞게 출시하고 중화권 금융상품의 교차 판매도 준비 중이다.

 지난달 300명을 대상으로'후강퉁, Buy China' 세미나를 개최한 삼성증권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키움증권도 연달아 후강퉁 관련 세미나를 열었다.
 특히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은 홍콩현지 증권사인 신흥만국증권, 해통증권, 초상증권 등과 협업을 준비 중이거나 체결을 완료해 후강퉁 시장 장악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대신증권의 경우 지난달 17일부터 상하이A주에 대한 시세조회 서비스를 시작하고 후강퉁 시행에 맞춰 매매시스템을 열기로 했다. 후강퉁에 대비한 해외주식 전용 MTS인 '해외투자플러스'도 선보였다. 현대증권 역시 해외주식 전용 MTS인 '해외투자플러스'를 내세워 선점에 나섰고 하나대투증권도 후강퉁 시작에 맞춰 매매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는 국내 증시에서 후강퉁 바람이 여의도에 봄을 불러올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야말로 기대 반 염려 반"이라며 "상품과 사업 다각화 측면에선 좋지만 수수료가 워낙 높아 효과는 거래량을 지켜봐야 할 거 같다. 내부에서는 반신반의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역시 "수혜를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현재 대형 증권사의 보유자산 1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 고객수가 평균 5만명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권사 전체 이익을 개선시키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 배윤경 기자 /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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