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韓流안방까지 깊숙이 파고드는 차이나머니
입력 2014-11-12 17:21  | 수정 2014-11-12 20:00
‘한류 노른자로 부상한 엔터테인먼트산업에 대한 차이나머니의 공습이 시작됐다. 지난 10일 체결된 한·중 FTA로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개방되면서 한류산업에 대한 차이나머니의 공략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12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연예기획사·드라마제작사·영화 투자배급사 등에 지분 투자 혹은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는 중국 투자자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수백억 원대 지분 투자를 하고 싶다는 제안부터 한·중 합작 아이돌·영화·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제안 등 다양한 문의가 들어온다”며 한·중 FTA가 정식 발효되면 계약 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이나머니 유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은 영화계다. 최근 매각이 개시된 메가박스 예비입찰에는 3곳의 중국계 기업이 참여해 한국 영화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메가박스 매각가는 최소 5000억원 이상이며, 이보다 낮은 가격을 적어낸 국내외 사모펀드(PEF)들은 모두 인수전에서 탈락해 중국계 기업의 인수가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중국의 대표적인 종합엔터테인먼트사인 화처미디어가 국내 영화배급사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의 지분을 15% 매입하기도 했다. 메가박스 측 관계자는 중국계 기업들의 인수 의지가 강하다”며 멀티플렉스 사업을 운영하면 한류 콘텐츠를 활용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등의 인기를 등에 업고 드라마제작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대표 드라마 제작사인 초록뱀이 홍콩계 펀드와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는 약 100억원 수준이다. 초록뱀은 드라마 ‘올인 ‘주몽,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 등을 제작한 유명 제작사다. 그간 소규모 지분 투자가 진행된 적은 있지만 중국계 자본이 국내 드라마제작사의 경영권 인수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내에서 한류 아이돌이 큰 인기를 끌면서 연예기획사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다. 최근 세계 1위 명품그룹 LVMH그룹으로부터 800억원대 투자를 받은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는 중국계 투자자들로부터 꾸준히 러브콜을 받고 있다.
실제 YG엔터는 올해 초 중국 투자기업 푸싱그룹으로부터도 LVMH그룹과 동일한 규모의 투자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민석 YG엔터 대표는 중국에서 콘텐츠 합작사업 등의 요청을 꾸준히 받고 있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엔터산업에 대한 투자 열기는 한·중 FTA 체결로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양국 공동 제작 영화와 드라마는 중국에서 ‘중국산으로 분류돼 스크린쿼터제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FTA로 국내 엔터업계는 중국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할 때 49% 지분 확보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 조인트벤처(JV) 설립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 보호도 강화돼 합작 영화나 드라마 역시 활발히 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정환 법무법인 광장 엔터담당 변호사는 중국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당장은 한국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는 사례보다 중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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