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구진이 실험실 안에서 인공적으로 '유령'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한 현지 매체는 스위스 로잔공과대학 연구진이 뇌 감각 신호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방법으로 인공 형태의 유령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연구는 과학적인 관점에서 영혼 또는 유령이라는 존재의 인식이 '뇌의 착각'이라는 점을 증명해내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됐다.
연구진은 평소 유령을 본다고 주장하는 뇌전증(간질) 환자 12명의 뇌를 MRI(자기공명영상장치)로 분석해 특정 부분에서 나타나는 흐름을 확인했다.
해당 부위는 공간 인지·자아인식·주변 움직임을 감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피실험자가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누군가의 움직임이 느껴진다거나 귀신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바로 이 부위에서 발생된 뇌 감각 신호가 과하게 혹은 잘못 전달되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진은 판단했다.
연구진은 신체감각을 인위적으로 조절시키는 로봇으로 뇌 신호를 흐트러뜨려 사람들로 하여금 실제 유령이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다.
연구진은 사람의 손 그리고 등·허리 부위를 자극하는 용도의 두 로봇을 각각 실험참가자의 앞뒤로 배치한 뒤 진동을 가하고 느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했다.
이때 실험참가자들은 두 눈을 완전히 가린 상태로 주변 상황을 인위적으로 전혀 인지할 수 없는 상태였다.
실험이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일제히 "이 방에 나 말고 다른 누군가가 존재한다" "제3의 존재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실험 참가자 두 명은 "지금 유령 4명이 주위를 감싸고 있다"며 너무 무서우니 실험을 당장 중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연구진은 해당 실험결과가 사람들이 겪는 악령·수호천사 등의 존재감지가 산악인·탐험가들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겪는 환상과 유사한 것이며 공통적으로 '뇌의 신호왜곡'과 연관돼있다고 설명한다.
로잔공과대학 올라프 블랑케 교수는 "해당 실험은 제3의 존재를 인지하도록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유도한 첫 사례"라며 "유령의 존재란 결국 뇌 감각 신호간의 충돌에서 빚어지는 현상임을 알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 의학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게재됐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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