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일가족이 연탄불을 피워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남편과 아내 명의의 부동산 15건이 확인돼 과도한 부동산 투자가 자살 원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4일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남편 이모씨(51) 명의로 11채, 아내 김모씨(45) 명의로 4채의 부동산이 확인됐다.
15채 중 13채는 경매로 낙찰 받았고, 2건은 매매로 보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한 이들 부동산에는 제2금융권에 9억 원 상당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었다.
경찰은 이씨가 경매에 손을 댄 사실이 확인된데다 유서에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받아 마이너스 인생을 살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점 등을 근거로 과다한 빚에 허덕이다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씨는 8월 20일 폐기물관리업체 영업직 사원으로 취직해 월 210만 원을 받았지만 오는 13일 마이너스 통장 만기일이 도래하는 등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감독위원회와 건강보험공단 등의 협조를 받아 이씨의 정확한 부채 규모와 부동산 거래 내용을 파악한 뒤 사망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씨 부부와 12살 딸(중1)은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50분께 인천시 남구 15평 남 짓한 한 빌라 안방에서 나란히 누워 숨진채 발견됐다. 현장에는 타다 남은 연탄과 유서가 발견됐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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