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동의 삶에대한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이 겪는 스트레스와 우울·불안감 수준도 5년 전에 비해 높아졌다.
보건복지부는 4일 전국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4007가구(빈곤가구 1499가구 포함)를 대상으로 지난해 11~12월 실시한 '2013년 한국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 아동의 '삶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0.3점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루마니아(76.6점) 폴란드(79.7점) 리투아니아(81.3점) 헝가리(82.5점) 슬로바키아(82.9점) 등 한국보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작은 동유럽 국가들에 비해서도 낮은 것이다. 반면 네덜란드(94.2점) 아이슬랜드(90.2점) 핀란드(89.8점) 등이 아동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삶의 만족도 지표는 아동이 본인 삶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인지하는지 11구간 내에서 측정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 척도이며 5년 주기로 실시하는 한국 아동종합실태조사에서 올해 처음으로 조사 항목에 포함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올해 조사에서 처음 포함된 아동결핍지수에서도 한국은 54.8%로 헝가리(31.9%) 포르투갈(27.4%) 폴란드(20.9%)과 월등한 차이를 기록하며 OECD 국가 중 꼴찌에 위치했다. 아동결핍지수는 유니세프가 개발한 지표로 '하루 세 끼 섭취' '가정내 독서공간 여부' '새옷 보유' '친구초대 기회' 등 14개 항목 중 2개 이상의 항목에 '아니오'라고 답변한 아동의 수치를 측정한 것이다. 한국의 아동은 정기적인 취미생활이나 스포츠, 동아리 활동 등 여가활동 관련 항목에서 52.8%의 결핍률을 기록했다. 소득별로는 빈곤가구 아동의 결핍지수가 85% 이상, 가구형태별로는 한부모 및 조손가구의 결핍지수가 75.9%로 높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국 아동들의 삶의 만족도가 낮고 결핍지수가 높은 것은 학업과 여가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아동은 지난 2008년에 비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고 우울 및 불안감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9~11세의 스트레스 수치는 2008년 1.82에서 지난해 2.02로 상승했고, 12~17세의 스트레스 수치는 같은 기간 2.14에서 2.16으로 높아졌다. 이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으로는 숙제, 시험성적 등 학업과 관계된 항목들이 꼽혔다.
9~17세의 우울 및 불안감 수준은 2008년 1.21에서 지난해 1.25로 상승했다. 특히 12~17세의 3.6%는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으며 이들 중 25.9%는 "실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박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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