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를 지급한 뒤 블로그에 상품 추천글을 올리도록 해놓고, 마치 블로거가 순수한 의도로 글을 작성한 것처럼 소비자들을 속인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3일 블로거들에게 돈을 주고 상품을 추천·보증하는 글을 게재하도록 유도하고 대가 지급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OB맥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카페베네 씨티오커뮤니케이션 등 4개 사업자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900만원을 부과했다. 지난 2011년 공정위가 경제적 대가 지급사실을 공개하도록 규정한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개정한 이후 처음으로 해당 지침을 적용한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4개 회사는 자사 상품을 광고하기 위해 2010~2013년 사이 광고대행사와 계약을 맺고, 대행사들은 블로거를 섭외해 해당 상품의 추천·보증 글을 올리도록 했다. 사업자들은 광고대행사를 통해 건당 최소 2000원부터 최대 10만원의 대가를 지급했지만 광고글에는 이런 사실을 표시하지 않았다. 사실상 광고글이지만 전문가나 소비자의 추천·보증인 것처럼 일반 소비자를 기만한 것이다. 이렇게 광고성 글이 게재된 블로그는 OB맥주 20곳,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13곳, 카페베네 15곳, 씨티오커뮤니케이션 6곳 등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블로그에 올라온 글이 광고로 의심될 경우에는 경제적 대가 지급사실을 표준문구에 따라 공개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경제적 대가 지급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글을 발견하면 위법사실 및 경제적 대가 지급 근거자료를 첨부해 공정위에 신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윤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