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엔저공포가 커지며 하락 출발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도세로 코스피는 1950선 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3일 오전 9시42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9.00포인트(0.46%) 떨어진 1955.43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31일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연간 60~70조엔 규모인 시중 자금공급량을 지금보다 10조~20조엔 늘려 80조엔 규모로 확대하는 추가 양적완화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주요국 증시는 유동성 악화 우려를 벗으며 일제히 상승했다. 하지만 코스피는 엔저 완화에 따른 국내 수출주들의 부진 우려 탓에 1950선으로 밀려났다.
이 시각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11억원, 76억원어치를 내다팔고 있으며 개인만 나홀로 489억원 순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업종별로는 하락세가 우세하다.
운송장비가 전거래일대비 4% 가까이 떨어지는 가운데 의료정밀(-2.35%), 제조업(-1.25%), 기계(-0.75%), 전기전자(-0.71%), 종이목재(-0.60%) 등이 하락 중이다.
반면 섬유의복, 음식료품, 비금속광물, 전기가스업, 건설업, 통신업 등은 소폭 오름세를 나타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별로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 수출주가 엔저공포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거래일 대비 6.18%나 하락한 15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기아차 역시 4.22% 떨어진 4만99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1.29%), POSCO(-1.14%), 현대모비스(-4.40%) 등도 하락세다.
이와 달리 아모레퍼시픽, 삼성화재, 삼성생명, SK하이닉스는 전거래일 대비 1~2%대 오름세를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예상치 못한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단행으로 단기적으로는 엔화 약세와 일본 주가 상승 동력이 강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국내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다만 세계 최대 규모의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연금적립금관리운용·GPIF)이 주식투자 비중을 기존 34%에서 50%로 높임에 따라 세계 위험자산에 유동성이 유입돼 엔저 부담을 완충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엔저와 이로 인한 코스피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나 중기적으로는 유동성 확대, 위험자산 선호의 힘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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