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 박원순과 반기문, 2017년 대선의 주인공이 될까?
입력 2014-10-31 11:46  | 수정 2014-11-02 11:46
요즘 정치권에서 심상치 않게 등장하는 인물은 박원순 서울 시장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입니다.

박 시장은 오랫동안 차기 대선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어, 여권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반기문 총장은 그런 박시장을 꺾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한사코 대선 출마 얘기는 직접 거론한 적이 없다는 겁니다.

박원순 시장이 지난 6.4 지방선거 직후 한 말입니다.

▶ 인터뷰 : 박원순 / 서울시장 (6월5일)
- "서울시장이 된 첫 마당에 그 너머(대권)를 자꾸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고요. 저는 서울시정만 바라보고 열심히 했단 말씀 드립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말을 믿지 않습니다.


박 시장이 결국 대선에 나올 것이라 철썩 같이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권은 기회 있을 때마다 박 시장을 집요하게 공격합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 인터뷰 : 이노근 / 새누리당 의원(10월20일)
- "문제가 뭐냐면 이 개가 정식으로 진돗개냐, 혈통 증서 있습니까? 없잖아요. 가격이 얼마냐고 하니까 15만 얼마요?"

▶ 인터뷰 : 박원순 / 서울시장
- "꼭 순종이나 혈통이 있는 것만 (동물원에) 써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습니까?"

▶ 인터뷰 : 김태흠 / 새누리당 의원
- "임기 채우실 겁니까, 말 겁니까? 확실히 대답해주세요.

▶ 인터뷰 : 박원순 / 서울시장 의원
- "당연히 채워야죠."

▶ 인터뷰 : 김태흠 / 새누리당 의원
- "임기 채운다고 그러면 뭐 다음 대통령은 출마 안 하실 모양인데 확실히 대답하셨습니다."

▶ 인터뷰 : 이장우 / 새누리당 의원 (지난 20일)
- "협찬 많이 받으셨는데, 시장님은 시장님 하시면서 사회에 일절 월급 받고 환원한 것도 없으시군요?"

▶ 인터뷰 : 박원순 / 서울시장 (지난 20일)
- "제가 워낙 가난해서요."

▶ 인터뷰 : 이장우 / 새누리당 의원 (지난 20일)
- "가난합니까? 가난하신 분이 전에 몇백만 원 짜리 월세도 살고 하셨어요?"

▶ 인터뷰 : 박원순 / 서울시장 (지난 20일)
- "네, 뭐 그건…."

오늘은 또 박 시장의 공관이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박 시장은 취임하면서 은평뉴타운에 공관을 마련했습니다.

진돗개 대박이가 지키고 있는 이 집의 전세금은 2억.

그런데 서울시가 시장 공관을 종로구 가회동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바로 이 집입니다.

전세금은 28억 원.

서울시는 은평뉴타운 공관이 아파트여서 외부 손님 영접에 불편함이 컸고, 급한 일이 있을때 교통때문에 서울시청까지 신속히 움직이기 어려웠다고 이사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은평뉴타운으로 가지 말고, 가회동에 공관을 얻지 왜 그랬을까요?

전임 오세훈 시장이 남기고 간 서울시 부채를 줄이고, 뉴타운 미분양을 해결한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이사 쇼였을까요?

반기문 총장의 대선 출마 얘기도 끝없이 나옵니다.

그제 새누리당 내 친박계 모임에 나온 말입니다.

▶ 인터뷰 : 안홍준 / 새누리당 의원
- "반기문 총장님의 임기가 2016년 12월 31일입니다. 그러면 다음 대통령 선거는 그다음 해 12월이거든요. 시기적으로 딱 맞습니다."

▶ 인터뷰 : 유기준 / 새누리당 의원
- "현실적으로 2위 후보하고 3배씩이나 차이가 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데…."

근데 하필 이날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한 날입니다.

이날 친박계 의원들은 차기 대선 후보로 반기문 총장을 얘기하고 있었으니, 박 대통령이 조금은 서운했을까요?

지난해 8월 박 대통령과 반기문 총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2013년 8월23일 청와대에서
- "유엔의 사무총장으로 반 총장님이 이렇게 계시다는 거 정말 한국으로서는 굉장히 감회가 깊은 일입니다."

▶ 인터뷰 : 반기문 / UN 사무총장
- "저도 아주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대통령을 뵙게 되어서 상당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유엔 연설차 뉴욕을 방문했을 때 반 총장을 다시 만났습니다.

설마 정치 대선 얘기는 하지 않았겠죠?

충북 음성 출신의 반 총장은 노무현 정부 때 외무장관을 했지만, 정치적으로는 지역적으로 사실상 중립으로 분류돼 보수 진보 양쪽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모양입니다.

마치 과거 고건 전 총리나 안철수 의원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반 총장은 한사코 정치에는 뜻이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30%가 넘는 지금의 지지율에도 관심이 없는 없는 듯합니다.

반 총장의 대선 출마 얘기는 그저 마땅한 차기 대안이 없는 친박계 의원들의 자가발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러나 어찌 알겠습니까?

대선에 관심이 없다는 박원순 시장과 반기문 총장이 2017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연단에 설지 말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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