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물관장, 26년 간 도난 문화재 보관 혐의…도난 불교문화재 48점 공개
입력 2014-10-24 17:07  | 수정 2014-10-25 17:08

'도난 불교문화재 48점 공개'
한 사립박물관장이 몰래 보관하던 조선시대 도난 불교문화재 수십 점이 경찰과 문화재청에 의해 회수돼 공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남 순천 송광사와 충남 예산 수덕사 등 전국 20개 사찰에서 도난된 불교문화재 48점을 보관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로 서울 소재 한 사립박물관장 권모(73)씨와 그에게 매매를 알선한 A 경매업체 대표 이모(53·여)씨를 지난 22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지난 1989년 5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20차례에 걸쳐 경북 청도 용천사 '영산회상도', 수덕사 '지장시왕도', 충북 제천 정방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등 조선시대 도난 불교문화재 48점을 사들여 서울과 경기도 성남 소재 수장고 7곳에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씨는 문화재 31점을 담보로 개인 사채를 끌어쓰다가 이자를 내지 못해 도난 문화재 5점 등 16점을 경매에 넘기는 과정에서 범행이 드러났다.

경찰은 B 경매업체의 경매에 도난 문화재가 포함됐다는 조계사의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5∼8월 문화재 48점을 회수했다. 권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교 문화재에 대한 애착이 커 오랜 기간 관련 문화재를 수집해왔으며 도난 문화재인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회수된 문화재들이 문화재청의 '도난 문화재 정보'와 조계종의 '불교문화재 도난백서'에 등록된 만큼 문화재 전문가인 권씨가 몰랐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회수된 문화재들은 조선 중·후기에 만들어진 것들로 당시 불교문화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점당 추정가가 수억원을 웃돌뿐만 아니라 보물급 문화재도 10점 이상 포함됐다. 정방사 '목조관음보살좌상'은 이미 충북 유형문화재 206호로 지정된 작품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회수된 불화 23점 가운데 17세기 작품이 1점, 18세기 작품이 10점"이라며 "18세기 후반의 불화가 최근 보물로 지정된 사례와 17세기 불화가 굉장히 드문 점을 고려하면 보물로 지정돼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도난 불교문화재 48점 공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도난 불교문화재 48점 공개, 26년간 도난한거네" "도난 불교문화재 48점 공개, 박물관장 대단하네" "도난 불교문화재 48점 공개, 17세기 작품도 있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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