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리뷰]‘그날들’, 전세대 위로하는 올에이지 뮤지컬
입력 2014-10-24 10:06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누구에게나 ‘그날들은 있다. 사무치게 그립거나 혹은 영광스러운, 희미한 듯 선명한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둔 기억.
뮤지컬 ‘그날들은 관객들의 이 같은 추억들을 오롯이 끄집어낸다. 노래와 이야기로, 또 다른 장치들을 통해. ‘불멸의 감성 고(故) 김광석의 노래들을 가져왔지만, 원곡의 감수성과는 완전히 다른 감동의 울림이다.
이야기는 1992년 청화대 경호실의 ‘그날과 2012년 발생한 ‘그날, 두 개의 실종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1992년 한중수교 체결을 앞두고 양국의 비밀 대화에 참여했던 여자 통역사와 청와대 경호원 무영이 사라진다. 20년 뒤, 한중수교 20주년 행사가 열린 가운데 대통령의 딸인 하나가 자신의 경호원과 함께 실종된다. 두 사건의 사이에는 청와대 경호실장이자 20년 전 무영의 절친 정학이 있다. ‘그날들의 비밀을 따라 관객들은 저마다의 추억 여행을 떠나게 된다.
초연 당시 평단의 극찬 사례를 받았을 정도로 스토리와 배우, 무대, 안무까지 ‘그날들은 사박자를 모두 갖춘 창작 뮤지컬이다. ‘사랑했지만 ‘서른즈음에 ‘먼지가 되어 ‘이등병의 편지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그날들 ‘사랑하는 이유로 등 고 김광석의 명곡들을 오케스트라의 과감한 편곡으로 다시 재탄생시켰다.
초연에 비해 절도 있는 군무와 달콤한 세레나데, 위트 넘치는 넘버까지 다양한 변신을 시도 했다. ‘변해가네에 맞춰 군무를 선보이는 청와대 경호원들의 날렵한 몸짓, 검도 대련과 경호 무술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초연의 회전무대를 살리면서 영상과 디자인을 업그레이드시킨 무대 장치도 눈에 띤다.
물론 김광석의 노래로만 전체 넘버를 구성하려다 보니 일부 스토리에 음악을 끼워 맞춘 듯한 인상을 주는 장면도 있다. 하지만 김광석에게 익숙하지 않은 젊은 관객들에겐 오히려 자연스럽게 그의 노래에 빠져들 수 있게 하는 친숙함을 주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간직하고픈 ‘그날들을 떠올리게 하는 힘. 그런 점에서 전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올 에이지 뮤지컬이라고 칭할 만 하다. 내년 1월 18일까지 대학로 뮤지컬센터에서 공연된다.


kiki2022@mk.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