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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이솜 “내게 사랑스럽고 안쓰러운 덕이,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입력 2014-10-24 09:35 
사진=곽혜미 기자 / 디자인=이주영 기자
시키는 대로 다 했잖아요.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말 못하는 청각장애인 엄마와 손님도 없는 놀이공원의 매표소. 숨 막히게 덕이(이솜 분)를 조여오는 일상 속으로 등장한 문학교수 학규(정우성 분). 덕이는 학규로 인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사랑을 느낀다. 그러나 차갑게 학규가 돌아서고 덕이는 죽어버린다. 8년 후, 복수를 품고 세정으로 다시 태어나 학규를 찾아가고 자신이 겪은 고통을 그대로 되갚아준다. / ‘마담뺑덕


[MBN스타 여수정 기자] 예쁘다”는 말보다 매력적”이라는 말이 더 좋다는 배우 이솜이 자신의 숨은 매력을 십분 발휘하게 됐다. 영화 ‘마담뺑덕에서 덕이이자 세정 역을 맡은 그녀는 처녀와 악녀사이를 오가며 스크린에서 돋보인다.

‘마담뺑덕은 그동안 철저하게 외면됐던 뺑덕어멈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돼 시작부터 신선했다. 악녀 뺑덕이 어떤 이유로 독하게 변했는지, 학규는 어떻게 눈멀게 됐는지 등이 임필성 감독의 ‘독특하고 기발한 발상으로 새롭게 태어났고, 연기인생 20년 만에 노출로 ‘변신을 시도한 정우성도 영화의 관심에 한몫했다. 거기에 그의 변신을 함께하는 이솜까지 화제였다.

이를 증명하듯 예고편과 포스터, 스틸이 공개될 때마다 포털사이트 상위권을 장식하며 개봉만을 손꼽아 기다리게 만들었다. 개봉 후 정우성과 이솜의 베드신이 가장 큰 이슈였지만 이에 못지않게 사랑과 욕망, 분노, 복수 등으로 대중을 매료시킨 이솜에게도 많은 관심이 갔다.

내가 연기할 덕이의 복잡한 감정을 표현함에 있어 고민도 많았지만 연기해보고 싶었다. 또 나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놀라우면서도 고마웠다. (웃음) 그래서인지 아직까지 덕이에 대한 애정이 많다. 내게 덕이는 사랑스럽고 안쓰러운 존재이며 그녀의 애증도 좋고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게 됐다. 무엇보다 나를 통해 덕이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좋다. 여전히 덕이에 몰입해있어 떠나보내지 못했다.”

‘기승전 덕이 예찬을 늘어놓는 이솜을 보고 있자니 얼마나 배역을 사랑했는지 새삼 느끼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덕이 한 인물만으로도 롤러코스터같은 다양한 감정선을 느끼고 연기할 수 있기에 여배우라면 누구라도 탐날 캐릭터답다.

‘마담뺑덕 마지막 무대인사 당시 진짜 마지막이구나 싶어 엄청 울었다. 촬영 때의 고생도 생각나고 출연 배우와 감독님, 제작진 모두가 다 같이 있는 게 이날이 마지막일 것 같더라. 정말 슬펐다. 어떻게 덕이를 떠나보낼지가 가장 큰 문제다.”

덕이 예찬으로 기뻐하던 이솜의 모습은 온데 간 데 없고 어떻게 정든 덕이를 떠나보낼지 모르겠다고 고민하며 눈가가 촉촉이 젖었다. 덕이를 보내도 필모그래피에 그녀가 있지 않냐”는 위로의 말에 아직까지 모르겠다. 더 다양한 작품을 출연하면 그땐 느낄지 모르겠다”고 애써 덤덤하게 말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소재도 신선했지만 클로즈업 기법이 종종 등장해 작품의 품격을 높였다. 특히 이솜 얼굴의 클로즈업은 수수하다 못해 맑다.

나 역시 스크린 속 클로즈업된 내 얼굴이 좋다. (웃음) 클로즈업된 내 얼굴에 사랑과 슬픔, 분노, 공포 등 감정이 다 들어가 있더라. 그래서 정말 좋았다.”

극과 극 감정만큼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말투를 내뱉으며 어떤 표정을 짓느냐에 따라 이솜은 덕이와 세정사이를 오간다. 이 역시 예쁘지도 그렇다고 평범하지도 않은 ‘매력적인 마스크 덕분인 셈이다. 이에 이솜은 내가 예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난 ‘예쁘다는 말보다 ‘매력적이라는 말이 듣기 좋다”며 외모에 대한 겸손한 발언(?)을 내뱉었다.

이솜의 겸손 발언은 정우성과의 노출장면 언급에서도 이어졌다. 극에서 그녀는 노출과 베드신을 통해 사랑을 믿었던 덕이와 사랑 때문에 상처받은 덕이, 세정으로 다시 태어나 복수하는 덕이를 표현했다. 거기에 롱테이크 기법까지 더해져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감정과 초반과 달라진 덕이의 극 과 극 마음을 강조해준다. 때문에 ‘파격 노출보단 그녀의 배역 표현에 있어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물론 처음에는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도 많고 힘들었다. 노출과 베드신에 관심이 갈 것이란 생각도 있었지만, 단순히 노출을 위한 베드신이 아닌 덕이와 학규의 관계를 보여주는 게 좋았다. 극과 극 감정으로 힘들었지만 여배우인 나를 다를 배려해줬다. 그들의 배려 덕분에 힘든 내색을 드러내기 보단 이를 긴장으로 변화시켜 촬영한 것 같다.”

사진=곽혜미 기자
아직 대중에게 익숙지 않은 여배우의 노출과 베드신은 관객들의 호불호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이에 이솜은 다들 내게 ‘차기작이 중요하다 또는 ‘이제부터가 진짜 중요하고 시작이라고 말한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다양한 캐릭터로 관객을 만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가 사랑했던 덕이를 빨리 떠나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 디자인=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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