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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식 시스템 야구...SK에 연착륙할까
입력 2014-10-24 06:27 
SK 와이번스 제5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용희 감독의 취임식이 23일 오후 인천시 송도 컨벤시아 2층 프리미어볼룸에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이만수 전임 감독 이임식과 같이 치러졌다. 취임식에서 김용희 감독이 임원일 대표이사에게 모자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종신지우라는 말이 있다. 죽을 때까지 평생 생각하고 가져가야 될 근심거리이다. 나한테 야구가 바로 그렇다.”
비장함이 느껴질 정도의 각오였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지휘봉을 잡게 된 김용희 감독이 ‘시스템야구를 펼칠 것임을 선언했다.
김용희호의 닻이 올랐다. SK는 지난 21일 계약이 만료된 이만수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김용희 감독의 선임을 알렸다. 그리고 2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이만수 감독의 이임식과 김용희 감독의 취임식을 열었다.
2년 간 계약금 3억원·연봉 3억원 등 총 9억원의 조건에 SK 사령탑에 오른 김용희 감독은 1989년 롯데 자이언츠 플레잉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롯데 감독(1994∼1998년), 삼성 라이온즈 감독(2000년)을 역임했고, 이후 현장을 떠나 해설자로 활약하다가 2011년 SK 2군 감독으로 현장에 복귀, 지난해까지 맡았다. 올해는 육성 총괄로 일했다. 롯데 감독이던 1995년에는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어 지도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김용희 감독은 유니폼을 입고 다시 땀 흘릴 날을 기다렸는데, 지금 이 자리에서 붉은 점퍼를 입은 선수들을 보니 가슴이 뜨거워진다”며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고개 숙이지 말자. 내년에는 기필코 가을잔치에 우리 팬들을 초대하자”고 말했다.
이어 야구는 다른 종목과 다르게 ‘희생 플라이, ‘희생 번트 등 희생이라는 정식 플레이가 있다”며 희생을 팀 가치관으로 삼고, 여러분 모두가 팀 승리를 위해 뛴다면 내년에는 다시 가을 잔치를 벌일 수 있다”고 ‘희생을 강조했다.
하지만 김용희 감독이 강조한 것은 바로 시스템야구였다. 그는 20년전 감독이 처음 됐을 때부터 가슴 속에 품어온 게 바로 시스템야구”라며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야구를 도입해야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선수 개개인의 역량에 의존한 팀은 오래 갈 수 없다. 선수가 팀을 떠나도 강함을 유지하고 편차가 적어야 진정한 강팀이다”라고 강조했다.

빠른 발야구가 시스템야구의 필수 조건이다. 김 감독은 첫째는 투수력 두 번째는 수비력이다. 세 번째, 공격력보다 앞서는 것은 주력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분명히 뛰는 야구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용희 감독은 시스템야구를 앞세워 다시 가을잔치에 도전할 것이라는 각오도 밝혔다. SK는 2007년부터 6년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 2년은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김 감독의 계획은 난항이 예상된다. 올 시즌이 끝나고 주축 선수들이 대거 FA자격을 취득하기 때문에 전력누수는 불을 보듯 뻔하다. 더구나 에이스 김광현은 해외진출을 선언했다. 이에 김 감독은 FA 선수를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용희 감독의 계약기간이 2년이라는 점도 그가 강조한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다소 짧은 기간처럼 보인다. 김 감독은 계약기간에 연연하지 않겠다. 전임 감독들에게도 조언을 구하면서 SK의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내가 떠나도 다음 사람이 그 시스템을 이어가면 된다”고 답했다. 김용희식 시스템이 SK에 얼마나 빨리 뿌리내릴지 지켜볼 일이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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