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판매 1~2분이면 동나는 특판RP
입력 2014-10-16 17:15 
최근 3개월 사이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조만간 1%대로 내려갈 전망인 가운데 시중금리의 두 배 수준인 연 3~4% 수익을 지급하는 증권사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에 돈이 몰리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 때문에 투자처를 찾기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단기간 자금을 효율적으로 굴릴 수 있고, 증권사 입장에선 고금리지만 만기를 3~6개월로 짧게 제공하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어 서로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로 내려간 지난 15일 동부증권이 신규 및 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한 3개월 만기 연 3.4% 특판RP가 첫날 30억원가량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영업점이 많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치고는 비교적 많이 팔린 것이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첫날 지점과 전화, 온라인 등을 통해 고객들의 문의가 상당히 많았다"며 "앞으로 판매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증권사의 3개월 만기 특판RP는 개인당 최소 3000만원 이상~최대 1억원 한도로 올해 말까지 계속 판매될 예정이다.

앞서 삼성증권이 지난달 중순부터 온라인으로 주식이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에 가입하거나 연금저축 신규 가입 및 이전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한 6개월 만기 연 4% RP도 한 달 동안 200억원가량 판매됐다. NH농협증권도 3개월 만기 연 4% RP를 지난달 말 출시해 보름 만에 약 10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올해 초부터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3개월 만기 연 3.3% 금리의 특판RP를 매주 100억원씩 판매하고 있는 KDB대우증권의 경우 지난 15일 기준 연초 이후 누적 판매액이 5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주 단위 판매 개시 이후 매진까지 10분 남짓 시간이 소요됐지만, 하반기 들어 저금리 기조 강화로 가입하려는 고객이 늘면서 판매 개시 이후 불과 1~2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증권과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최근 한 달 동안 판매한 RP 합계 금액은 1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자산가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만기가 짧으면서 금리는 높은 특판RP로의 자금 유입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경식 대우증권 상품개발실 파트장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시중 상품 수익률이 당장 높아지기 힘든 만큼 증권사들의 특판RP에 가입하려는 수요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금리 국면에서 특판RP가 일부 증권사들의 고객 유치 수단으로 톡톡히 활용되면서 다른 증권사들도 특판RP 판매 검토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현재 특판RP 상품을 검토 중이며, 이르면 이달 말부터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용어 설명>
▷환매조건부채권(RP) : 증권사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다시 매입하는 조건으로 고객에게 판매하는 채권으로 주로 국공채나 통안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한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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