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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박해일 “‘제보자’ 통해 느낀 여론의 눈매, 새로운 경험이었다”
입력 2014-10-16 11:44 
[MBN스타 손진아 기자] 배우 박해일. ‘카멜레온 같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배우다. 훈훈하고 순박한 모습으로 훈남 이미지를 풍기다가도 찰진 욕을 내뱉고 껄렁껄렁하게 행동하며 나쁜 남자의 모습을 보이는 등 다양한 연기 변신으로 관객을 홀린다.

그런 그가 이번엔 시사프로그램 PD로 변신했다. 시사프로그램 PD 윤민철이 전 세계적인 이목을 끈 줄기세포 복제 논문이 조작됐다는 충격적 제보를 받고, 그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제보자(감독 임순례)에서 줄기세포 조작 스캔들의 진실을 쫓는 시사 프로그램 PD 윤민철 역을 맡았다.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질문에 대답한 박해일은 담담하고 진솔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뻔한 질문을 던져도 정해져 있는 듯한 답변을 하지 않고 깊이 생각하고 천천히 말을 내뱉었다.

다양한 작품을 찍고 홍보를 하면서 많은 언론인을 만나온 그는 어느 시점에서부턴가 언론인 캐릭터에 호기심이 생겼다. 때문에 그에게 ‘제보자는 더욱 큰 호기심으로 다가왔다. 캐릭터의 직업적인 부분부터 취재를 통해 진실을 찾아나가는 과정까지 모든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제보자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사건이었기에 출연하는 배우로서는 그만큼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고 부담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박해일 역시 모티브가 된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당시 이슈가 크게 됐기 때문에 대중들이 언론을 통해 접한 것처럼 그도 촬영을 한창하면서 접했던 기억이 있었다.

부담감에 대해 많이들 물어보았다. 하지만 오랫동안 부담감을 가졌다던가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 안에서 과거의 크나 큰 이슈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이 있었고, 필요도 했었다. 현실에 직시해야하는 부분부터는 생각이 많긴 했는데, 막상 촬영을 앞두고서는 그 안에 들어가야 하는 생각이 커지다보니 그런 생각들이 없어졌다.”

그는 캐릭터의 리얼함을 살리기 위해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몸으로 느끼려 노력했다. 시사 프로그램 사무실과 취재 현장을 견학하며 철저한 준비로 캐릭터를 단단하게 구축해갔다.

실제로 취재하는 과정이 영화에도 많이 담겨져 있다. 현장의 공기를 느껴보고 촬영에 들어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 직접 현장 견학도 해보고 PD가 겪는 과정의 긴장감도 느껴봤다. (현장 경험 이후) 연기를 하니까 감을 잡고 연기하게 되는 장점이 있었다.”

그렇게 철저하게 준비해 촬영에 임했지만 어려운 부분도 분명 존재했다. 다 쉽진 않았다”고 운을 뗀 박해일은 인물의 구도 속에서 이루어지는 긴장되는 장면들에 더욱 신경을 써가며 촬영에 집중했다.

윤민철이 증거를 찾아내가면서 보여줘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그 과정 안에서 크나큰 이슈를 마주하게 된다. 그러면서 겪게 되는 어떤 여론의 눈매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내가 그 이상의 경험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그랬고, 영화이지만 그런 부분에서 사실적인 감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제보자에서 박해일과 유연석의 찰떡 호흡도 빼놓을 수 없는 관람포인트 중 하나. 두 사람은 가슴 졸이는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고 몰입도를 높이며 영화를 이끌어갔다. 박해일은 유연석을 언급하자 곧바로 그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유연석은 이름 그대로 굉장히 유연한 동료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굉장히 열려 있는 배우다. 그만큼 흡수해서 자기가 해야 할 걸 보여주는 친구였다. 그런 부분에서는 타고난 지점이 있는 것 같고, 쉽지 않은 캐릭터를 맡았는데 잘 해낸 것 같다. 현장에서 서로 감정을 주고 받는 부분에 있어서도 유연하게 잘 주고받았던 것 같다.”

박해일은 ‘제보자를 떠올리며 많은 걸 얻었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배우로서 삶에 있어 새로운 경험이 컸고, 배우 일을 해나감에 있어서 도움이 될 것 같은 기분”이라며 영화 내용으로 봤을 때는 언론이나 대중의 관계, 그런 부분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이 있었다. 실제 삶에서도 생각의 시선이 조금이라도 식견이 생긴 느낌이었고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끝으로 관객들이 ‘제보자를 관람하고 함께 공감하고 느꼈으면 하는 바람(?)을 덧붙였다. 영화가 어렵기보다는 낯설지만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한번쯤 보고 대중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그런 계기의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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