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제 오를 일만 남았다? 증시하락 풍속도 2題
입력 2014-10-15 17:08 
◆ 레버리지 펀드·ETF에 돈몰리고
지수 상승분의 1.5~2배 수익 하루 700억~800억씩 몰려 "고위험 상품인만큼 주의를"
주가지수가 하락하자 주가지수 흐름에 따라 수익을 내는 인덱스 펀드에 시장 반등을 노린 투자자가 몰려들고 있다. 특히 주가지수 흐름에 비해 1.5~2배 넓은 폭으로 움직이게 설계된 레버지리 인덱스 펀드에 하루 700억~800억원꼴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1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레버리지 인덱스 펀드 25개(상장지수펀드(ETF) 포함)에는 자금 총 4285억원이 순유입되면서 설정액 4조원대로 올라섰다. 최근 한 달간 유입 규모도 1조4790억원에 이른다. 기초자산인 국내 증시가 1900대로 내려앉는 상황에서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오히려 늘어난 것.
기초자산 수익을 1.5~2배 앞서도록 설계된 레버리지 펀드는 대세 상승이 기대될 때 시장수익률을 앞서기 위해 선택하는 고위험 상품이다. 상승할 때 높은 수익을 내는 만큼 떨어질 때 하락폭도 크기 때문에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최근 수익률도 좋지 않다. 14일 기준 25개 펀드 주간수익률 평균은 -3.52%, 월평균은 -11.41%다.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가 하나도 없을 정도다.

하지만 증시가 이른 시일 내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와 단기간 지수 등락을 노린 투기 수요가 몰려 증가 속도가 줄지 않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유입 자금 대부분이 거래가 자유로운 레버리지 ETF에 집중된 것도 이를 방증한다. 시장이 반등하면 하루 이틀 새 수익을 보고 빠지려는 전략이다.
삼성KODEX레버리지ETF에는 지난 1개월간 1조1204억원이 몰렸다. 단기간 자금 유입이 늘면서 순자산이 순식간에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지난달 15일 이후 20차례 변경 상장을 거쳐 한 달 새 발행주식 수는 1억1200만주 증가한 2억7840만주룰 기록했다.
하지만 이 ETF는 13일 1만40원에 거래되면서 연중 최저가를 경신했다. 1개월 수익률은 -14%에 이른다. 보유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와 신한금융지주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시장수익률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한 결과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지수 레버리지를 통해 초단기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연내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과 금리 인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일반투자자들까지 유입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인기 레버리지 펀드인 'NH-CA코리아2배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 'KB스타코리아레버리지2.0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운용)' 등도 수익률 하락폭은 커지는데 자금은 몰려드는 추세가 뚜렷하다. 지난 1개월간 -3.9%대 수익률에 머문 두 펀드에는 각각 862억원, 436억원이 추가로 들어왔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등락을 거듭할 때에는 레버리지 상품 손실이 더 커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100인 기초지수가 첫째날 10% 상승하고 둘째날 10% 하락했다고 가정하면 기초지수는 110으로 올랐다가 99로 돌아가지만 레버리지 펀드(2배)는 120으로 올랐다가 96으로 떨어진다. 지수 등락이 반복될수록 손실 폭은 더 커지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상품은 고위험 상품으로 투자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며 "시장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는 레버리지 상품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민수 기자
◆ 상장사 임원은 자사주 사들이고
KPX그린케미칼·대우조선해양·동남합성…
한국 증시가 계속해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상장사 임원들이 자사 주식을 매입하고 있어 주목된다.
15일 코스피 상장사인 KPX그린케미칼의 양준화 대표는 보통주 8만528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양 대표 지분은 4.79%로 0.41%포인트 증가했다. 이날 KPX그린케미칼 주가는 전날보다 90원(1.45%) 상승한 628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고영렬 대우조선해양 부사장과 류병훈 EMW 대표도 각각 5500주와 2만7234주를 사들였다. 지난 14일에도 신양엔지니어링 지엔씨에너지 동남합성 등 상장사 임원들이 최근 자사 주식을 매입했다고 보고했다. 이 중 신양과 동남합성 주가는 15일 소폭 상승했다.
일부 상장사 임원들이 자사 주식을 매입한 것은 최근 증시가 충분히 조정을 받음에 따라 자사 주식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원들의 자사 주식 매입은 주가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기업가치가 본질적 가치 밑으로 떨어졌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누구보다도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임원들이 자사 주식을 매입한 상장사라면 한번쯤 투자 대상으로 고려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임원들 중에서도 전문경영인이 주식을 매입하는 것과 대주주가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의미가 다소 다르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주주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을 늘리는 경우가 많고 전문경영인은 스톡옵션 행사를 위해 주식을 매입하기도 한다"며 "대주주가 지분을 늘렸을 때가 좀 더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준다"고 말했다.
[석민수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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