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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거함` 삼일PwC, 리그테이블 경쟁에서 `흔들`
입력 2014-10-10 09:46 

[본 기사는 10월 10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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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상부한 국내 1위 회계법인 삼일PwC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로인해 자본시장내 영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리그테이블 순위에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삼일은 회계법인의 영업력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지표인 매출액에서도 정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안경태 삼일 회장이 장기집권하며 세대교체를 주도하는 가운데 내부 거버넌스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한 탓에 영업력이 저하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10일 매일경제 레이더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삼일은 3분기 인수 매각 회계자문 분야에서 거래종료기준과 본계약 기준 모두 3위에 올랐다. 거래종료기준에서는 1위 삼정KPMG(1조1721억원)의 절반 수준인 5760억원에 그쳤다. 특히 향후 리그테이블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본계약 기준의 실적은 충격적이다. 해당 기준에서는 1위 딜로이트안진(1조8577억원)의 14% 수준인 2714억원에 그쳐 향후 실적 전망을 어둡게 했다.
삼일은 올 상반기 인수 매각 회계자문에서도 종료기준과 본계약 기준 모두 3위에 오른 바 있어 2014년은 '일등 회계법인'이라는 명성에 오점을 남긴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같은 삼일 실적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것은 '불운'이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딜 하나로 순위가 엇갈리는 것이 리그테이블"이라며 "삼일이 올해 불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리그테이블 판도를 가른 것은 6조2350억원의 초대형 딜인 오비맥주였다.
그러나 삼일은 ADT캡스(2조664억원), 경남은행(1조2267억원), 우리투자증권 패키지(1조710억원) 등 나머지 대형매물 자문을 싹쓸이해가며 오비맥주에서의 열세를 만회했다. 이에 따라 삼일의 M&A 매물에 대한 '선구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업계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삼일은 DGB금융의 KDB생명 및 아주캐피탈 인수에 회계자문을 맡았으나 무위로 돌아가며 '헛힘'만 쓴 바 있다.
일부에서는 삼일이 세대교체 과정에서 불거진 거버넌스 이슈로 영업력이 저하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삼일은 내부에서 '3세대'로 불리는 올해 50줄에 갓 접어든 82~84학번 부대표들을 사업부 전면에 배치하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에따라 지난 2012년 연임에 성공하며 8년째 삼일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는 안경태 회장 이후 후계구도에 대한 소문이 무성해지며 조직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회계법인 업계는 감사 수수료 하락, 경쟁압력 강화 등으로 인해 '총성없는' 전쟁터 양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일이 흔들리는 틈을 타 여타 회계법인이 공격적 영업을 통해 삼일의 일감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일은 지난 2013년회계연도(2013년4월~2014년3월) 매출 성장률이 전년 대비 4.5%에 그쳤다. 이는 EY한영(9.5%), 안진(4.8%) 대비 낮은 성장세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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