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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 류중일 감독 “졌으면 인천 앞바다에 빠졌을 것”
입력 2014-09-28 23:26  | 수정 2014-09-28 23:35
시상식을 마친 후 류중일 감독이 야구대표팀 선수들로 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서민교 기자] 류중일 감독이 이끈 한국 야구대표팀이 ‘약속의 8회 역전 드라마를 쓰며 아시안게임 2연패 달성에 성공했다.
한국은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야구 결승전에서 대만에 6-3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대회에 이어 2연속 금메달의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은 예선부터 화끈했다. 태국, 대만, 홍콩을 차례로 콜드게임 승으로 제압한 뒤 준결승서 중국을 꺾고 결승에 안착했다. 대만과의 결승 재대결은 쉽지 않았다. 7회까지 2-3으로 끌려가다 8회 대량 4점을 뽑아내며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썼다. 강정호의 밀어내기 결승 득점과 황재균의 쐐기 2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갈랐다.
선발 김광현이 5⅔이닝 만에 3실점으로 패전 위기 속에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불펜은 역시 강했다. 한현희, 양현종에 이어 안지만이 필승조로 투입돼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안지만은 2이닝 퍼펙트로 빛났다. 더블 스토퍼 임창용과 봉중근도 나란히 9회 마운드에 올라 공 4개로 깔끔하게 대만 타선을 정리했다. 아쉬운 타선을 마운드로 씻어낸 금메달이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감격의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기분이 상당히 좋다. 국민 여러분께 금메달 소식을 전해줄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며 이번 대회에서 도와주신 모든 분들과 문학구장을 찾아주신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우승소감을 전했다.
류 감독은 결승전 가장 아쉬운 순간을 1회로 뽑았다. 한국이 고전을 했던 결정적 이유이기도 했다. 류 감독은 1회 무사 만루 찬스서 4,5,6번 중심타선이 점수를 못내 한편으로 찝찝했다”며 2, 3점을 뽑았다면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는데 거기서 경기가 어렵게 됐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승부처는 7회 무사 1, 3루에서 안지만이 무실점으로 막은 것이다. 그때 우리 쪽으로 경기 흐름이 온 것 같다”라며 김광현도 잘했지만, 안지만, 임창용, 봉중근 등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들이 힘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류 감독도 이날 진땀을 흘렸다. 6회 2-3으로 재역전을 허용한 순간 끔찍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류 감독은 사실 역전 당했을 때 오늘 경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며 솔직하게 말한 뒤 역시 7회 위기를 넘기면서 다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웃었다.
류 감독은 대만 깜짝 선발투수로 등판했던 궈쥔린에 대해서도 예상은 했다. 대학 선수로 알고 있었고 볼은 140대 중반 던지는 투수였다”며 1회 위기를 넘겨서 그런지 2회부터 변화구를 잘 던지더라. 승부구를 거의 포크볼로 던졌는데 거기에 막힌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류 감독은 금메달의 감격을 만끽하며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날 경기가 어렵게 풀리면서 놀랐던 가슴도 쓸어내렸다. 류 감독은 오늘 졌으면 인천 앞바다에 들어가 헤엄을 쳐서 가려고 했다”며 유쾌하게 떠났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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