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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 ‘2% 부족’ 강타선, 궈쥔린‧천관위 ‘한국 킬러’ 남겼다
입력 2014-09-28 21:55 
1회초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가 삼진을 당한 후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서민교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아시안게임 2연패 달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대만의 두 에이스를 완벽히 공략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야구 결승전에서 대만에 6-3으로 이겼다. 2-3으로 패색이 짙던 8회초 강정호의 밀어내기 사구와 황재균의 쐐기 2타점 적시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대회에 이어 2연속 금메달의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은 국내 프로야구 최강의 타선으로 구성된 대표팀. 대만 투수들은 마이너리그 출신이었다. 특히 이날 선발투수는 대만체대에 재학 중인 22세 아마추어 투수에 불과했다. 대만의 깜짝 선발 카드였다.
그러나 한국 강타자들이 자존심을 구겼다. 또 예선전에서 한 차례 경험했던 천관위를 상대로도 또 진땀을 뺐다. 한국은 궈쥔린과 천관위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에 대량 4점을 뽑아내며 가까스로 체면치레를 했다.
대만은 한국전 선발투수를 철저히 숨겼다. 경기 개시 1시간 전에 공개된 카드는 궈쥔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선발투수였다. 궈쥔린은 4⅔이닝 동안 86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구속 150㎞가 넘는 직구와 130㎞대 체인지업으로 한국 타자들을 농락했다.
한국은 1회초 찬스를 잡았다. 민병헌의 우전안타와 도루, 손아섭의 내야안타, 김현수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경기 초반 대만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그러나 박병호와 강정호가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허무하게 돌아선 뒤 나성범마저 1루수 땅볼로 물러나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궈쥔린에게 자신감을 실어줬다. 한국은 2회부터 4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를 하지 못하며 3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3루수 방면 안타성 타구를 날렸으나 대만 3루수 린한의 연속 호수비에 막혀 돌아섰다.
4회까지 잘 맞은 타구가 한 차례밖에 나오지 않은 한국은 0-1로 뒤진 5회초 자존심을 세웠다. 선두타자 황재균이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강민호와 오재원의 희생번트로 2사 3루 찬스를 잡았다. 민병헌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1, 3루서 손아섭이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 1-1 동점에 성공했다.
대만은 곧바로 궈쥔린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천관위로 교체했다. 김현수가 상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에 성공하며 3루 주자 민병헌이 홈을 밟아 가까스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궈쥔린의 실점은 2점으로 늘었으나 한국을 상대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당당히 마운드를 내려갔다.
천관위는 경계 대상 1호였다. 한국은 지난 24일 대만과의 예선 2차전서 천관위를 상대로 4⅓이닝 동안 4안타 5삼진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류중일 감독은 천관위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충분히 우리 타자들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 사이 한국의 에이스 김광현은 6회 추가 2실점을 내주며 2-3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타선의 폭발이 절실했다. 그러나 한국은 천관위를 상대로 무기력했다. 6, 7회 연속 삼자범퇴를 당하며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8회 안타 2개를 뽑아내며 천관위를 마운드에서 내린 것에 위로를 해야 했다. 천관위는 2⅔이닝 2피안타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궈쥔린과 천관위는 20대 초반의 젊은 투수들이다. 한국이 앞으로 계속 맞붙게 될 대만의 두 유망주에게 ‘한국 킬러라는 자신감을 안긴 것은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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