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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활 바꾸고 이름도 바꾼 명궁 최보민 컴파운드에서도 세계 정상급 활약
입력 2014-09-27 18:12 
[아시안게임] 활 바꾸고 이름도 바꾼 명궁 최보민 컴파운드에서도 세계 정상급 활약

'컴파운드 최보민이 리커브 최은영이었구나!‘

27일 인천 아시안게임 컴파운드 양궁에서 2관왕에 오른 최보민(30·청주시청)은 활과 함께 이름도 바꾼 궁사입니다.

최보민은 최은영이라는 이름으로 2002∼2003년, 2006∼2008년 한국 리커브 국가대표를 지냈습니다.

그는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 월드컵 파이널 은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습니다.

세계를 주름잡던 시절에 불행하게도 시위를 당기는 오른쪽 어깨에 심한 부상이 오고 말았습니다.


수술대에 올라 재활에 전념했으나 통증이 여전해 시위를 당길 수 없었습니다. 은퇴 위기에 처한 최보민을 구한 것은 양궁의 다른 한 종목인 컴파운드였습니다.

컴파운드는 리커브와 달리 시위를 당겨 힘으로 버티고 있지 않고 당긴 뒤 일정 부분 고정해 격발 스위치를 누릅니다.

어깨에 가해지는 부담이 덜할 수밖에 없습니다. 컴파운드는 시위를 당길 때 손바닥이 아닌 손등이 턱을 향하는 등 사용하는 신체 부위도 조금 달라 부담이 덜했습니다.

종목을 바꾸자 통증을 느끼지 않고 활을 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을 모두 바친 활을 바꾸면서 새 출발의 의미를 담아 이름도 은영(恩永)에서 보민(輔珉)으로 바꿨습니다.

리커브에서 단련된 기량이 있는 까닭에 얼마 지나지 않아 '컴파운드도 내 활이구나'하는 느낌이 왔다고 합니다.

한 달 만에 깊은 슬럼프가 찾아왔습니다. 더는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활을 내려놓으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별세한 고(故) 신현종 감독이 "너만 자신을 포기하지 않으면 나도 널 포기하지 않겠다"며 그를 돌려세웠습니다.

최보민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시 대표팀에 들어가서 즐겁게 활을 쏘고 싶었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습니다.

최보민은 작년에 컴파운드 선발전을 통과해 국제무대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양궁계 선수나 지도자들 가운데는 처음에는 최보민이 최은영인 줄 몰랐다가 나중에 깜짝 놀라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최보민은 컴파운드에서 작년 1차 월드컵, 아시아선수권대회 단체전을 제패했습니다.

올해 1차 월드컵에서는 개인전에서 우승해 컴파운드에서도 톱스타로 우뚝 섰습니다.

최보민은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 금메달도 목에 걸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인도, 이란, 대만 등지에서 활약하는 세계적 강호가 상당수 출전했습니다.

최보민과 개인전 결승에서 맞붙은 석지현(현대모비스)도 세계 정상급 궁사 가운데 한 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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