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오바마 "미국만의 싸움 아니다"…아랍 5개국 `혈맹` 과시
입력 2014-09-24 16:33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그리고 카타르. 미국의 우방이자 동맹국인 이들 국가가 이번 공습에 참여했습니다. 미국이 이들 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 자랑 스럽습니다."
시리아내 '이슬람국가(IS)' 근거지를 겨냥한 공습 개시가 중동 정세를 통째로 바꿔 놓고 있다. 대테러 전쟁에 '시큰둥'하던 아랍 국가들을 미국의 '혈맹'으로 돌려 놓았다는 분석이다. IS라는 '공공의 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 악관 로즈가든에서 한 연설에서 "(5개 아랍국가가 동참한) 이번 연합전선의 힘은 이번 싸움이 미국만의 전투가 아니라는 점을 세계 만방에 명백히 보여준다"며 "무엇보다 중동 국민과 정부가 IS를 거부하고 평화와 안보를 위한 편에 섰다"고 강조했다. 아랍 5개국을 공습에 동참시킴으로써 미국은 IS 격퇴에 대한 국제적인 명분을 확보했고, 더불어 서방국가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유용한 '지렛대'를 갖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으로 이동한 오바마 대통령은 여세를 몰아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신임 총리와 이번 작전에 참가한 5개 아랍국 정상 및 대표 등을 만나 '반(反) IS 연합전선'을 공고히 했다. 24일에는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반 IS 연합전선' 동참을 촉구하고, 안정보장이사회 정상회의를 주재하면서 서방국가 출신 외국인의 테러조직 유입 차단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날 이뤄진 시리아내 IS 공습 작전에 대해 미국은 '성공적'이었다는 자체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시리아 현지시간 23일 오전 3시30분 시작된 공습으로 시리아 라카와 데이르에조르 등에 소재했던 다수의 IS 근거지가 파괴됐다.
이번 공습에는 크루즈 미사일과 정밀유도폭탄 등 160발이 사용됐으며, 그동안 실전에 투입된 적이 없었던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도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습에 따른 인명 피해는 사망자 최소 70여명과 부상자 300여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알카에다 연계 테러단체로 분류된 '알누스라 전선' 지도자인 '아부 유세프 알 투르키'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은 이와는 별도로 시리아 내 알카에다 분파세력인 '호라산그룹'의 거점에 대한 폭격도 단행했다. 이와 관련 윌리엄 메이빌 미 합동참모본부 작전국장은 이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호라산구룹은 서방과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규모 공격의 거의 마지막 단계에 있었다"며 "전날 발사된 토마호크 미사일 40여기의 상당수가 호라산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민간인 피해 사례가 전해지고 있지만 미 국방부는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측은 '장기전'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의회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이번 병력 배치와 작전이 얼마나 오래갈지 알 수는 없다"며 "미국 시민의 안전과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추가 조치를 지속적으로 명령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도 "첫 공습은 매우 성공적이었다"면서도 "이제 시작일뿐"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 이진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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