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산업계, 잇따른 `기후변화 저지` 동참
입력 2014-09-24 16:25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를 저지하려는 정부차원의 노력이 미진한 가운데 그동안 한발 비켜서 있던 금융·산업계가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세계 최대 은행과 투자자 그룹의 일부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내년 말까지 총 2000억달러를 모금하는 계획에 동참키로 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은 뉴욕에서 시작된 기후정상회의 개막에 맞춰 발표한 성명에서 세계적인 은행과 보험, 연기금 등이 후진국의 화석연료 의존도 낮추기 등의 용도로 사용될 '유엔 녹색기후기금'의 조성을 위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면서 이는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고 밝혔다.성명은 "금융기관들이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 이처럼 대규모로 협력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민간 부문의 기여가 과거와는 차원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사무총장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오늘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에 대해 완전히 새롭고 협력적인 접근법을 보여줬다"고 환영했다.

유엔 기후정상회의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산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내용의 국제협정이 예정대로 내년 말 프랑스 파리에서 체결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파리협정 타결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는 선진국들이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 2020년까지 1000억달러의 기금을 조성키로 한 5년 전의 약속을 우선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개발도상국 진영의 요구다.
지금까지 기부를 약속한 선진국은 지난 7월 10억달러를 내놓기로 한 독일을 비롯해 극소수에 그친다.
이번 정상회의에 대한 전망도 비관적이었다. 회의에 참석한 90여명의 기업 대표와 120여명의 정부 대표들이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새로운 행동보다는 과거 제안을 되풀이하면서 말의 향연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던 것이다.
하지만 정상회의 자리에서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10억달러를 부담하기로 약속했고, 노르웨이도 라이베리아의 열대우림 파괴를 막기 위해 1억50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켈로그와 로레알, 네슬레 등 세계 굴지의 기업 40개사는 이날 2020년까지 열대림의 파괴를 절반으로 줄이고 2030년에는 완전히 중단될 있도록 지원키로 하는 내용의 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기후정상회의에서 기업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 확대와 친환경적인 공급체계 구축 등 다양한 약속을 쏟아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런 움직임은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등의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이는 기후변화에 관한 한 IT기업 직원들의 관심도가 다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IT 기업들은 열대림 파괴와 무관한 IT산업의 특성상 선언문에는 서명하지 않고 대신 엄청난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들어 대부분의 기업이 친환경적 행보와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는 가운데 이번에 발표된 일련의 약속들은 그런 추세의 정점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다만 환경단체들은 재계의 약속 중 최소한 일부는 지켜지겠지만 아직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특히 기후변화 문제는 정부의 더욱 강력한 조치가 없이는 해결되지 않을 문제라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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