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의 논의내용을 소개하며 "정책운영은 실천하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경제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상황을 빗대어 경제정책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총재는 24일 경제전문가들을 초청해 진행한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이번 G20 회의에서 각국이 적극적으로 정책운영을 한다고 발표했는데, 실천하는 것이 문제"라며 "국내 지지도 받고 정치권의 지지도 받아야 하기에 해외에서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 재무장관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1992년 대선 구호인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를 인용해 '바보야, 문제는 실천이야'라고 말하기도 했다"며 "이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도 꽤 있다. 처해있는 상황이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이 총재는 이날 재정.통화정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참석자 대부분이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만으로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음을 강조했다"며 "참석자들은 경제성장률을 높이려면 경제 구조조정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이 총재는 "특히 노동시장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혁신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대부분의 나라가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고용부문과 가계부채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고용부문은 지표상으로는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질적인 개선이 미흡한 상황으로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거시정책과 미시정책을 병행해 적절히 관리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총재는 10월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시장 기대에 대해서는 "좀 더 봐야한다"고 짧게 답했다. 이날 회의에는 남인석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 양준모 연세대 교수, 유길상 한국고용정보원장, 윤택 서울대 교수,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최승진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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