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식의 꿈을 이뤄주는 게 익숙한 세상이다. 이젠 내가 어머니의 꿈을 이뤄드리고 싶었다"
중국 강소성에 거주하는 중국인 씨에슈아(64, 전업 교사)씨는 청소년 인성교육 및 사이버 언어문화 개선을 위해 선플운동본부가 24일 서울 역삼동 라움 아트센터에서 개최한 '중국 손수레 효녀 씨에슈아 모녀 초청' 선플 CEO 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중국을 비롯해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심한 멀미로 평생 여행을 해본 적 없는 노모를 위해 직접 인력거를 끌고 중국 전역을 여행한 씨에슈아 모녀의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씨에슈아씨는 지난해 4월 22일 인력거를 개조해 노모를 태운 후 상하이에서부터 베이징까지 이르는 여행을 시작했으며 이후 하남을 거쳐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1만2000km의 여정을 마쳤다. 씨에슈아 모녀가 다닌 중국 전역은 총 19개 성, 3개 직할시, 560여개 도시로 이들은 100여곳의 중국 명승지를 관광했다.
씨에슈아씨는 "엔진이 달린 무엇이든 타면 멀미를 하는 어머니의 평생 소원은 중국 여러 곳을 여행하는 것이었다"며 "우리는 황하를 보기도, 양자강을 건너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정을 시작한지 4일이 되자 중국 CCTV를 비롯해 전세계 200여개의 전세계 매체가 이들과 동행하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선플을 달며 응원을 보냈다. 국내에서도 "우리나라를 여행시켜드리고 싶다", "꼭 한 번 만나보고 싶다" 등의 댓글이 넘쳐났다.
씨에슈아씨에 따르면 노모는 13세에 결혼한 뒤 얻은 맏딸인 씨에슈아씨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씨에슈아 씨의 동네에는 또래 여자아이 200여명이 있었지만 학교를 다닌 여학생은 씨에슈아씨가 유일했다.
씨에슈아씨는 "아이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학교에 간 첫날, 어머니는 나를 붙잡고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죽지 않은 이상 너를 학교에 보낼 것이다. 너는 반드시 공부를 열심히 해 사회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부모님 뜻대로 나는 교사가 됐고, 50년이 지난 여전히 그 말씀이 잊히지 않는다"고 전했다.
씨에슈아씨는 학창시철 내내 손에 꼽히는 우등생이었다. 학교 공연 발표 때 친구들이 씨에슈아씨와 부모님의 이야기를 소재로 공연을 올릴 정도였다.
그는 "어머니는 초등학교 6년간 매일 12km를 걸어 학교를 데려다 주시고 마중을 와주셨다"며 "어머니를 인력거에 태우고 총 1만2000km를 걸었는데 어머니가 초등 6년간 2만500km에 달하는 길을 매일 걸으신 것에 비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추운 겨울이면 어린 나를 옷 속에 넣고 눈속을 4시간씩 걸어 데려다 주셨다"며 "교문을 들어서며 언젠가 꼭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씨에슈아씨는 "중국과 한국은 '효'라는 미덕으로 하나된 전통문화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게 보내준 응원만큼 효를 실천하고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매일을 지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은 씨에슈아씨를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국내 여러 요청에 따라 선플운동본부가 한중 청년선플사이버공공외교단, 외교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의 후원을 받아 진행했다.
이번 포럼을 진행한 선플운동본부 민병철 건국대 교수는 "씨에슈아 모녀의 이야기는 14억 중국인을 비롯해 우리나라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며 "폭력적인 행동과 반사회적인 댓글 등으로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서의 올바른 인성교육이 중시되는 가운데 이번 포럼으로 한중이 협력한 선플운동이 의미있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선플운동본부는 앞으로 중국 인민일보 인민방과 함께 중국과 한국을 대표하는 '효자효녀 선발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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