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천AG] 박태환 그래도 웃었다…金보다 빛난 역영
입력 2014-09-23 20:30 
인천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박태환이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쑨양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서민교 기자] 마지막 터치패드를 가장 먼저 터치한 주인공은 박태환(25·인천시청)이 아니었다. 그러나 박태환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웃었다. 메달색은 중요하지 않았다. 박태환은 그래도 한국의 ‘수영 영웅 박태환이었다.
박태환은 23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8초33으로 맞수 쑨양(중국·3분43초23)과 신예 하기노 고스케(일본·3분44초48)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 자유형 200m, 계영 800m에 이어 세 번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힘겨운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 대회 자유형 200m, 400m, 1500m, 2010년 광저우 대회 자유형 100m, 200m, 400m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2연속 3관왕의 위업을 이뤘다. 이번 대회 기대감은 자연스럽게 치솟았다. 대회 3연속 3관왕을 향한 금빛 질주에 아시아가 주목했다.
그러나 수영 판도는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쑨양이 맞수로 등장했고, 하기노는 무서운 신예로 박태환을 위협했다. 특히 하기노는 이번 대회 3관왕을 차지하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박태환은 부담감이 컸다. 개최국 안방에서 치러지는 대회의 압박감은 심했다. 게다가 자신의 이름을 딴 수영장에서 라이벌들과 경쟁을 펼쳐야 했다. 모든 시선은 박태환을 향해 있었다. 박태환 스스로도 부담감이 커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박태환은 동메달 2개에 그쳤다. 주종목인 자유형 400m를 앞두고 부담감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박태환은 주종목인 자유형 400m 출발대에 당당히 섰다. 그 어느 때와 같았다. 음악을 들으며 등장한 덤덤한 모습 그대로였다. 박태환은 출발 반응 속도 0초68로 가장 빨랐다. 50m 지점은 쑨양과 하기노에 이어 3위로 통과했다. 3위를 유지하던 박태환은 250m 지점을 돌면서 하기노를 제치고 2위로 치고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300m 지점에서 다시 3위로 처진 뒤 더 이상 역전의 드라마를 쓰지는 못했다.
박태환은 세 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스스로 우승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박태환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아쉬움보다는 홀가분한 마음이 더 커 보인 미소였다.
3번 레인서 역영을 마친 박태환은 곧바로 4번 레인서 함께 한 쑨양에게 여유 있는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문학박태양수영장을 찾은 수많은 팬들도 박태환의 역영에 경의의 박수를 보냈다. 박태환에게 더 이상 메달색은 무의미했다.
[min@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