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보다 못한 감독당국 `신뢰도`…"어찌 하오리까?"

금융감독당국이 은행, 보험사 보다 국민들에게 더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융사의 대고객 서비스와 금융사 직원들의 신뢰도는 비교적 후한 평가를 받았다.
23일 한국금융연구원은 'KIF 금융신뢰지수'를 개발해 조사한 결과, 올해 하반기 금융신뢰지수가 89.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신뢰지수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전화로 설문조사해 이를 지수화한 것으로 지수가 100 이상이면 긍정적 답변이, 100 이하면 부정적 답변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뜻이다.
신뢰지수를 9개 항목으로 나눠 측정한 결과 금융감독당국과 소비자보호 부문의 신뢰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감독기관에 대한 신뢰지수는 61.3으로, 꼴찌 수준이었다.
감독기관이 금융사에 대한 감독을 효과적으로 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3.2%는 부정적 의견을 내빚쳤다. 긍정적 의견은 8.3%에 그쳤다.
금융감독당국의 소비자 보호 부문은 부정적 응답(54%)을 보였다.
이 같은 금융감독당국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의 기저에는 장기화된 KB금융 사태,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동양증권 사태 등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싱가포르나 홍콩 등과 한국의 금융감독 강도는 비슷한데 일관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설문 응답자 표본은 여성 비중이, 연령별로는 40대와 60대의 비중이 높았다. 또 과반수 이상인 56.7%는 대학교 재학 이상의 학력 보유자며 소득 수준은 월 200만~400만원으로 한국은행 기준 중산층에 속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