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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 감독·배우가 꼽은 베스트 장면은?
입력 2014-09-23 14:48 
[MBN스타 손진아 기자] 25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영화 ‘비긴 어게인이 흥행을 기념해 촬영 비하인드를 대방출했다. 감독과 배우들의 플레이리스트와 가장 좋아하는 장면, 촬영 에피소드 등 관객들이 궁금해 했던 이야기들을 전격 공개한다.

#. 뭘 듣는지 보면 그 사람에 대해 알게 돼.”

수많은 재즈와 펑크, 스티비 원더 그리고 수많은 클래식 경음악과 80년대 펑키 명곡을 듣고 자란 존 카니 감독은 ‘비긴 어게인의 시나리오를 쓸 당시 영화에 나오는 스티비 원더와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를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자주 들었다. 그래서일까.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댄(마크 러팔로 분)과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 분)가 Y잭으로 연결된 2개의 이어폰으로 서로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을 함께 듣는 대목에서 이들 가수들의 노래들이 등장한다. 뉴욕의 밤거리를 걸으며 듣는 노래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럭 비 어 레이디(Luck Be A Lady), 배회의 마지막에 벤치에 앉아 그레타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의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라고 밝힌 노래는 영화 ‘카사블랑카의 ‘애스 타임 고스 바이(As Time Goes By)이다. 이중 춤을 추고 싶어 못 견딜 정도로 만들어서 간 클럽에서 둘만이 공유하던 음악은 스티비 원더의 ‘포 원스 인 마이 라이프(For Once In My Life)이다. 난생 처음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내가 오래도록 필요로 하던 사람. 이번만은 두려움 없이, 삶이 이끄는 대로 갈 수 있어요”라는 가사는 두 사람의 심경을 대변하며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연찮게도 재미있는 사실은 영화에서 ‘데이브로 분한 애덤 리바인이 가장 존경하는 가수가 바로 스티비 원더라고. 그렇다면 배우들의 실제 플레이리스트의 노래는 무엇일까. 마크 러팔로는 엘리엇 스미스의 ‘비트윈 더 바스(Between the Bars)를, 음악을 잘 듣지 않는 키이라 나이틀리는 집에서만 듣는데 폴 매카트니 앨범에 수록된 ‘램 온(Ram On)과 메트로노미의 이전 앨범과 최근 발매된 앨범을 추천곡으로 꼽았다.

#. 음악을 귀로 듣지 눈으로 듣나요?”

영화 속 키이라 나이틀리가 분한 그레타의 중성적이면서 담백한 매력이 돋보이는 의상은 많은 여성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보헤미안의 자유분방함과 내추럴한 감성이 돋보이는 보호 시크(보헤미안 시크) 룩의 진수를 보여주는 의상은 의상디자이너 아르준 바신(Arjun Bhasin)과 키이라 나이틀리, 존 카니 감독이 함께 골랐는데 모두 중고 의류 가게에서 구입한 것으로 브랜드 의류나 명품은 하나도 없었다. 단 청바지는 한 브랜드의 제품이 있긴 했지만. 키이라 나이틀리가 의상을 고른 기준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옷, 여성들이 보았을 때 멋지다고 느낄 수 있는 의상”이었고 남성들이 좋아할 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평상시 자신의 몸에 맞는 유일한 옷인 40년대 스타일의 바지를 찾기 위해서 수년 째 중고 가게에서 찾아 다녔기 때문에 극중에서 입은 것과 비슷한 바지도 가지고 있을 정도였다. 그레타의 의상도 일단 맞는 바지를 찾는 것이 우선이었고 실제 옷 입는 스타일과 비슷할 수밖에 없었다. 전작들에서 커다란 드레스만 입다가 청바지를 입어서 가장 좋은 점은, 촬영하기 2시간 전에 세트장에 오다가 20분 전에 와도 되니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 영국 여자라 빡빡한 데가 있어.”

영화 속에는 수많은 명장면들이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도 감독과 배우들이 좋아하는 장면들은 따로 있다. 존 카니 감독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는 옥상에서 합주하는 장면 중 헤일리 스테인펠드가 기타를 치는 장면을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꼽는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댄과 그레타가 뉴욕 거리를 걷는 장면을 가장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촬영할 때도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감독이 마크 러팔로와 자신을 뉴욕의 여기저기에 내버려뒀기 때문에 촬영을 하는 건지 아닌지 알 수도 없었고 그냥 둘이서 듣고 싶어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흥에 겨워 춤도 추고 자연스럽게 걸어 다녔다. 마크 러팔로는 회사에서 쫓겨나고 딸과 함께 바에 있다가 도망치다 잡혀서 한 대 맞는 장면처럼 댄과 딸이 함께하는 장면이나 댄과 그레타 사이에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로맨틱한 분위기, 그리고 뉴욕시 여기저기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 등을 꼽았다. 이중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인 씨 로 그린과의 장면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고. 원래 집 안에 있는 바에서 촬영하기로 했지만 집안이 너무 덥고 그림도 좋지 않자 갑자기 존 카니 감독이 수영장에서 촬영합시다”라고 제안했고 모든 스탭들의 대찬성 속에 어떤 의상을 입고 촬영할까 걱정하는 가운데 마크 러팔로가 소리쳤다. 그냥 팬티입고 촬영할래!”

#. 나의 형 짐에게 바칩니다.”

영화의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기 전 암전된 스크린 위에는 나의 형 짐에게 바칩니다”라는 자막이 오른다. 이는 존 카니 감독이 자신의 형 짐 카니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이다. 뮤지션이었던 짐 카니는 투병 중에 병세가 악화되어 2013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존 카니 감독은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형은 어린 시절부터 나의 음악적 멘토였고, ‘비긴 어게인을 만들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면서 마크 러팔로가 분한 ‘댄이 형인 짐 카니를 모델로 만들어진 인물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록 형은 결말을 직접 보지 못했지만 존 카니는 영화를 통해서 형에게는 없던 두 번째 기회와 성공을 그려냈고, 그런 의미에서 ‘비긴 어게인은 감독이 꿈꾸는 염원이 담긴 ‘뉴욕을 배경으로 한 동화라고 할 수 있다.

‘비긴 어게인은 국내에서의 폭발적인 인기로 다양성 영화 역대 박스오피스 2위, 올해 개봉 외화 9위에 오르고 개봉 7주차인 금주에도 실시간 예매율 2위를 유지하며 여전히 저력을 과시하고 있어 다양성 영화 역대 1위까지도 예측되고 있다.

‘비긴 어게인의 신드롬에는 OST를 빼놓을 수 없다. 개봉 전부터 주연배우인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룬5 애덤 리바인이 부른 노래 등이 국내 음원순위를 석권해 현재 네이버 뮤직 해외 TOP100과 디지털 음악 서비스 멜론의 해외영화 OST 순위에서 1위부터 10위까지를 싹쓸이하고 전체 음원 순위 2위까지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또한 국내 가수들의 커버곡까지 등장하는 등 화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비긴 어게인은 스타 명성을 잃은 음반프로듀서와 스타 남친을 잃은 싱어송라이터가 뉴욕에서 만나 함께 노래로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멜로디 영화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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