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車, 주주 달래기 나서나…회사측 "결정된 바 없다"
입력 2014-09-22 17:44  | 수정 2014-09-22 22:07
현대차그룹의 한전 용지 고가 매입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주가 급락으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ㆍ기아차가 주주 달래기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그룹 3인방의 주가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등락을 거듭하다 전날보다 0.26% 오르는 데 그쳤고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0.36%, 0.2% 하락했다. 한전 용지 입찰 쇼크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날 복수의 운용업계 관계자들은 "현대ㆍ기아차 IR 담당자가 주요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고 전했다. 현재 계열사들이 사옥이 없어서 임대료로 쓰는 비용을 생각하면 한전에 지불하기로 한 땅값이 비싼 게 아니고 현재 현금성 자산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은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될 사안으로 현재 거론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시가총액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동산 매입에, 그것도 주주 허락도 없이 썼다는 것에 대해 소액주주들은 물론 기관들도 불만이 많다.
이 때문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현대차그룹이 주주환원정책을 실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최광욱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전무(CIO)는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본 주주들이 반발하는 건 당연하다"며 "그동안 현대차의 배당성향이 낮았던 만큼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2분기 말 기준으로 현대차는 17조4000억원, 모비스는 3조8000억원, 기아차는 2조7000억원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배당지급여력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노조의 요구를 잠재우기 위해 배당금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대차 노조가 한전 용지 매입건의 부당성을 거론하며 노조 몫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 경우 배당금 확대를 통해 이익을 줄여 노조의 요구를 잠재우려 할 수 있다는 것.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배당에 인색하던 항공 관련 상장사가 큰 환차익이 났을 때, 노조에서 이를 직원들에게 나눠달라고 요구하자 모두 배당해버린 일이 있었다"며 "향후 현대차그룹에서도 역시 이와 유사한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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