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는 누구나 사심(私心)이 존재한다. 고로 좋아하는 사람은 자꾸 보고 싶고 뭐든 다 잘 어울릴 것만 같다. 이놈의 사심 덕분에 팬픽이 탄생, 큰 이슈를 일으킨 적도 있다. 이처럼 좋아하는 작품에 사심 담긴 스타가 등장한다면 금상첨화에 일석이조다. 영화감독들이 고심해 차린 밥상(영화)에 슬쩍 숟가락을 얹듯, 오직 편집자의 ‘사심을 가득 담아 새로이 밥상(재캐스팅한 영화)을 다시 차리려 한다. (반말로 기사가 작성된 건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임을 알린다.) <편집자 주>
[MBN스타 여수정 기자] 지난 18일 개봉한 영화 ‘설계는 냉혹한 사채업자 세희(신은경 분)의 치밀한 설계와 복수의 과정을 그린 작품이야. 배우 신은경의 스크린 복귀작이기도해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어.
‘설계에서 신은경이 맡은 세희는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진 후 화류계와 사채업계에 발을 들인 인물이야. 치밀한 두뇌싸움, 욕망과 복수 등으로 순수했던 소녀가 배신을 당한 후 얼마나 살벌해지고 복수를 위해 칼을 가는지 보여주고 있지.
세희는 카리스마 넘치고 강인해 보이지만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도 있어 양면성을 지닌 캐릭터라고 할 수 있어. 때문에 복잡한 감정연기가 필요하며 분노, 애절, 슬픔, 복수 등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아야 돼. 연출을 맡은 박창진 감독 역시 사람들의 근본적인 욕심과 사람들 간의 배신, 복수, 여성들이 느끼는 모욕감, 치욕적인 감정들을 이해하고 선보이려고 노력했다. 남을 고통 받게 하면 언젠간 자신도 그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는 권선징악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작품과 인물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지.
박창진 감독의 설명대로 세희는 신은경을 만나 더욱 살벌하고 복수를 위해 칼을 가는 인물로 표현됐어. 독기가 오를 대로 오른 신은경의 모습은 공포영화보다 더 오싹했고, 교묘하게 상대를 자극하는 말투와 계획적인 복수, 오직 복수를 위한 희생 등으로 2014년 스크린 속 강한 여성상을 보이고 있어.
이에 신은경은 ‘설계는 여성에게 큰 통쾌함을 안길 영화이기에 나 역시 촬영 내내 통쾌했다. 오랜만에 여자들을 위한 영화라 여성 관객들이 대리 만족했으면 좋겠다”며 진정한 복수는 내가 잘 되어 상대방에게 복수하는 것 아니냐. 한번쯤 극중 세희처럼 살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최고의 캐릭터였다. 개인적으로 세희를 무척 닮고 싶다”며 작품에 대한 넘치는 애정을 보인 바 있어.
특히 주로 센 역할로 강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는 신은경이라 몰입도를 높여주지. 상대를 지능적으로 괴롭히며 정작 본인은 태연하게 오렌지를 먹는 모습, 달콤한 미소로 시작해 살벌한 협박, 복수로 끝나는 모습 등은 세희의 독기를 표현해주기에 충분해. 사채업자 즉, 여성보다는 남성이 대다수인 세계에서 독보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제대로 물 만난 세희를 알려주기도 하지.
사진=스틸
신은경도 최고의 세희지만, 그녀 못지않게 카리스마를 풍기는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들이 많아. 그중에서도 조민수가 세희 역을 맡게 되면 고혹적인 분위기까지 더한 캐릭터를 표현할 것 같아.앞서 조민수는 ‘관능의 법칙 ‘피에타 ‘결혼의 여신 ‘내 딸 꽃님이 등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 대중을 만나왔잖아. ‘관능의 법칙에서는 딸 몰래 연애하는 싱글맘 해영 역을 맡아 이경영과 중년의 로맨스를 선보였어. 당시 엄정화, 문소리와의 호흡도 좋았고 이경영과의 늦깎이 연애로 중년들을 두근거리게 했지. 전혜진과 모녀로 분해 엄마와 딸의 갈등, 일상 표현으로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어.
무엇보다 사랑에 빠진 소녀감성을 보이며 ‘순수한 아줌마로 존재감을 보였지. 이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사랑을 원하는 세희의 모습과 비슷해. 세희 역시 한 사람에게만은 여린 여자니까. 또한 ‘피에타에서는 아들을 찾아가는 엄마 미선으로, 모성애와 복수, 이해, 용서 등 복잡 미묘한 감정을 보였어. 덕분에 제7회 아시아 필름 어워드 인기상 수상을 시작으로, 제33회 판타스포르토 국제영화제 감독 주간 여우주연상, 제32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자연기자상, 제49회 대종상 영화제 여우주연상 등을 거머쥐었지.
사진=포스터
드라마 ‘결혼의 여신에서는 26년차 워킹망 송지선 역을 맡아 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노력했지. 개성 넘치는 전작과 팜므파탈, 카리스마를 풍기는 조민수의 이미지를 조합해봤을 때, 신은경보다 더 강인하고 살벌한 세희로 스크린 속 돋보이는 여성 캐릭터를 선사했을 거야.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