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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그래도 한국은 OK" 날로 상승하는 한국물 인기
입력 2014-09-22 13:40 

[본 기사는 09월 18일(17:1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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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나가기만 하면 (주문량이) 3~4배씩은 기본으로 대기중입니다."
지난 16일 마무리 된 한국서부발전의 달러화채권 발행에 참여한 외국계 투자은행(IB) 담당자의 말이다. 이날 서부발전이 3억달러 규모의 달러화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실시한 투자자 모집에는 무려 11억달러의 주문이 몰렸다.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만 주문을 받았는데, 당일 오후 먼저 주문을 받기 시작한 아시아 시장에서만 순식간에 발행액만큼의 주문이 쌓였다.
지난달 수출입은행이 발행한 10억달러 규모의 달러화채권도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렸다.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주문이 발행금액의 4배를 넘겨 42억달러 어치나 쌓였다.
투자 수요가 몰리자 금리는 내려갔다. 수출입은행의 달러화채권 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에 각각 0.725%포인트(5년 만기)와 0.85%포인트(12년 만기)의 가산금리로 결정됐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다. 또한 수출입은행과 국제신용등급이 동일한 중국수출입은행이 지난 7월 발행한 달러화채권의 가산금리보다도 0.175%포인트~0.45%포인트 낮다.
오는 10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가 기정 사실화되면서 글로벌 채권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한국 기관들이 발행하는 해외채권(한국물)만은 예외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상승 이후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이 매우 견고해졌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져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 기관이 발행하는 달러화채권은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포트폴리오상 신흥국 채권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신흥국 채권들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채권으로 인정받고 있어 인기가 높다는 얘기다.
특히 일본에 비해서는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중국에 비해서는 보다 안정적이며 투자자 관리 능력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한국물의 인기는 한국 기관들의 채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한국물 발행사 수출입은행의 경우 지난 2012년 이후 유통금리는 꾸준한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점차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상반기 발행된 정부의 20억달러 규모 외국환평형기금채권도 한국물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처음으로 30년물 발행에 성공한데다, 유로화 10년물은 역대 최저금리인 2%대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의 높은 대외신인도를 확인했다는 평가다. 특히 30년 만기 달러화채권 금리는 4.143%로 아시아 최우량 채권(AAA등급)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보다도 낮은 가산금리로 발행됐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한국의 기본 체급이 전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인식하고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린 까닭"이라며 "양적완화가 종료되면 글로벌 채권 시장이 위축되긴 하겠지만 한국 기관들은 그래도 괜찮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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