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세계 전통시장 주변 SSM서 신선식품 뺀다
입력 2014-09-22 12:29 

신세계그룹이 국내 전통시장 주변에 위치한 자사 기업형 슈퍼마켓(SSM) 점포에서 신선식품을 모두 철수시킨다. 전통시장과 상생을 명목으로 SSM이 신선식품 판매를 중단하는 것은 업계 최초다.
신세계그룹은 22일 오후 서울 중곡제일시장에서 '신세계.전국상인연합회 상생 선포식'을 개최했다. 신세계는 자사 SSM 체인인 이마트 에브리데이 점포 중 전통시장에 위치한 중곡.일산.면목.사당 등 4개 점에서 앞으로 신선식품을 팔지 않기로 결정했다.
우선 이날 서울 중곡점을 상생모델 1호점으로 재탄생시켜 국산.수입과일과 배추.무 등 채소류, 고등어.갈치 등 수산물을 비롯한 92개 신선식품 매장을 모두 빼냈다. 이들 상품군이 중곡점에서 차지하는 매출은 전체의 20%로 연간 40억원 규모다. 이들 상품의 연관매출 효과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중곡점 매출은 30%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신세계는 신선식품 철수 후 남는 공간에 전통시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매장만 모아 집중 입점시킬 계획이다. 신세계는 전통시장 점주와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해 생활용품과 간편가정식, 수입과자, 애견용품, 소형가전 매장 등을 기존 신선식품 철수 공간에 마련하기로 했다. 중곡점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이마트 에브리데이 점포에서도 단계적으로 신선식품 매장을 치울 예정이다.

신세계 측은 "이번 결정으로 초기에는 점포 매출이 감소하겠지만 전통시장으로 들어오는 고객 수가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전통시장과 이마트 에브리데이 매출이 모두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신세계는 전통시장 경영현대화 지원사업도 펼친다. 기존 검정비닐 봉투 대신 다양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새 비닐봉투 500만장을 제작해 올 하반기 전국 전통시장에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매년 비닐봉투 공급 수량도 늘릴 계획이다.
또 전통시장 점포 가운데 고객인지도와 상품경쟁력이 높은 핵심 점포를 선정해 시설 리모델링도 지원하기로 했다. 김해성 신세계그룹 전략실 사장은 "이번 상생모델 점포 개설로 국내 유통업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통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병호 전국상인연합회장도 "SSM이 신선식품을 철수하고 전통시장에서 사기 어려웠던 간편가정식이나 수입상품 등을 판매하기로 결정한 건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전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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