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의 보험코칭] 없어진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사고, 과실은?

#운전 중이던 A씨는 지하철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도로 위를 지나게 됐다. 횡단보도가 없는 곳이라 특별히 긴장하지 않고 운전을 하던 A씨는 깜짝 놀랐다.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길을 건너던 B씨를 차로 친 것. 깜짝 놀란 A씨는 우선 B씨를 부축해 부상 여부를 먼저 살펴보려 했는데 "횡단보도인데 주의도 하지 않고 운전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B씨 항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상황은 이렇다. 분명히 횡단보도가 없는 곳으로 알고 운전을 한 A씨는 B씨의 말에 깜짝 놀라 사고 현장을 다시 살펴봤다. B씨가 길을 건너던 곳은 예전에 횡단보도가 있었던 자리로, 현재는 지하철 공사로 인해 횡단보도가 없어진 곳이었다. 횡단보도임을 알려주는 신호체계(신호등)도 없는 상태였다.
그렇다면 없어진 횡단보도 위에서 길을 건너던 보행자의 사고, 사고 과실은 보행자에게 얼마나 있을까?
앞서 사례와 같이 지하철 공사 등을 이유로 당초 있었던 도로 위 횡단보도 표기와 신호체계가 없는 상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을법하다. 이런 곳에서 보행자가 길을 건넜다면 무단횡단이 된다. 과거에는 횡단보도와 신호체계가 있었지만 현재는 없기 때문에 이곳을 횡단보도로 볼 수 없는 까닭이다.
일반적으로 도로에서 보행자가 무단횡단을 한 경우 20%의 과실 책임을 묻는다. 또, 횡단금지 표기나 상황에 따라 보행자의 과실이 가감된다. 예들 들어 만약, 공사 중인 현장에 횡단금지 표지판이 있었다면 B씨에게 10%의 보행자 과실이 가산된다.

이 외에도 도로가 넓어질수록 보행자의 과실은 더 늘어나게 된다. 횡단보도가 아닌 도로를 건너는 보행자에 묻는 과실에는 '안전에 대한 주의'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더 넓은 도로일수록 더 조심해야 하는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까닭에, 도로가 넓어질수록 보행자 과실은 가산된다.
통상 무단횡단 시 편도 1차로씩 넓어질 때마다 5%의 보행자 과실을 더 붙는다. 지하철 공사가 가능한 도로라면 편도 3차로 이상으로 볼 수 있으니 B씨의 과실은 기본 20%에서 약 10~15% 가량 더 추가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