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려 대나무 소반 복원, 침몰된 배에서 썩어가던 보물이…'깜짝'
입력 2014-09-19 17:29 
고려 대나무 소반 복원/ 사진=문화재청 제공
고려 대나무 소반 복원, 침몰된 배에서 썩어가던 보물이…'깜짝'

'고려 대나무 소반 복원'

2009년 충남 태안 마도 앞바다 고려시대 침몰선박 '마도1호선'에서 80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대나무 소반(小盤) 2점이 원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소재구)는 실물로는 처음으로 발견된 고려시대 대나무 공예품인 이들 소반에 대한 보존처리를 최근 완료했다고 18일 밝혔습니다.

이 소반은 수중에 매몰되면서 미생물에 목질이 썩어 적지 않은 손상을 입었습니다.

이에 연구소 보존처리팀은 국내외에서 연구 사례가 거의 없는 물을 함유한 수침(水浸) 대나무의 특성과 보존처리 방법에 대한 연구를 2년간 진행한 결과 완성을 보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소반은 수용성 폴리에틸렌 글리콜(PEG·Polyethylene glycol)에 함침(含浸)한 다음에 진공동결건조법으로 보존처리하는 방법이 원래 형태를 유지하는 데 효과가 컸고 색상 변화도 가장 적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연구팀은 PEG를 40%(1점)와 70%(1점)까지 유물에 침투시켜 안정화한 후 진공동결건조법을 적용해 2012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보존처리했습니다.

보존처리 결과 대나무 소반은 가로 34.5cm, 세로 26.8cm, 잔존 높이 10.3cm(추정 높이 12cm) 크기로 나타났습니다.

PEG는 산화에틸렌을 중합해 얻는 고분자 화합물로 수침 목재 보존처리에 널리 사용됩니다. 진공동결건조법이란 수침 상태인 목재유물을 물의 삼중점 이하로 압력을 낮추어 목재가 함유한 수분을 고체 상태에서 기체 상태로 승화시켜 건조하는 방법입니다. 건조 과정 중 유물 변형이 작고 처리 후 목재의 색과 질감이 유지되어 소형 수침 목재의 보존처리에 이용합니다.

함침은 가스 상태나 액체로 된 물질을 물체 안에 침투케 해서 그 물체의 특성을 사용 목적에 따라 개선하거나 그런 작업을 말합니다.

소반은 다과나 차, 술을 먹거나 마시기 위해 식기를 받치는 작은 상으로, 고려시대 대나무 소반은 보고된 적이 없습니다.

운행 구간으로 보아 마도 1호선 대나무 소반은 전남 지역에서 자생하는 대나무로 제작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도 1호선은 고려시대 전남 지역의 수령현(遂寧縣·현 장흥), 죽산현(竹山縣, 현 해남), 회진현(會津縣, 현 나주) 등지에서 거둔 곡물(벼·밀·조·피)과 생활용품을 개경으로 운반하다가 난파했습니다.

이곳에서 발견된 목간(木簡)이나 죽찰(竹札·글을 적은 대나무 조각)을 통해 고려 희종 4년(1208) 침몰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선박에서는 이번에 보존처리한 2점을 포함한 대나무 소반 9점, 대나무 바구니, 대나무 빗 등 다양한 죽공예품이 발견됐습니다.

연구소는 다른 죽제품에 대해서도 보존처리를 실시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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