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의 축산업 '고급 브랜드'가 살 길
입력 2007-04-16 05:00  | 수정 2007-04-16 08:27
mbn이 집중 기획 보도하고 있는 '한미 FTA 이제부터 시작이다', 오늘은 한미 FTA 타결로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축산업의 현 주소와 대응 방향을 알아보겠습니다.
값싼 미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에 맞서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통한 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취재에 김형오 기자입니다.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되기 전 530만원 하던 600kg 암소의 산지 가격은 열흘 만에 490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전면 허용되면 한우 생산 감소액은 2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벌써부터 축산업을 포기하겠다는 농가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이규홍 / 경기도 안성시 초원목장 - "농가에서 생산성이 안맞으면, 키워서 남는게 없으면 소 못 키우는 것 아니냐..정리하고 농사짓든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은 국내 양돈 농가들에게도 큰 타격입니다.


값싼 미국산 쇠고기가 돼지고기 소비를 대체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돼지 사육수는 600만두로 우리보다 6배나 많습니다.

관세가 철폐되면 국산 돼지고기 보급률은 50% 밑으로 떨어져 양돈산업 자체가 붕괴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 김동환 /대한양돈협회 회장 - "600만두와 100만두의 싸움을 몇년 후에 시작한다고 하면 질 것은 뻔한 이치입니다."

위기의 축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고급화 전략을 통해 값싼 미국산 축산물과 차별화하는 것입니다.

고급화 전략의 핵심은 브랜드입니다.

인터뷰 : 이상길 / 농림부 축산국장 - "개방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품질 고급화를 하는 게 대단히 중요한데 이를 통해 수입산과 차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경기도 안성의 한우 농가들은 10년전부터 '안성맞춤'이라는 한우 브랜드를 만들어 연간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주로 수도권 대형 백화점에 납품하면서 고급화 전략에 성공했습니다.

경기도 화성에서 돼지사육을 하고 있는 이 농가도 '동충하초'란 브랜드를 통해 높은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 김영석 / 삼성 양돈 영농조합 대표 - "브랜드를 통해서 일반 돼지고기보다 20% 이상 비싼 값에 팔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축산물 브랜드는 오히려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농림부 조사결과 지난해 신고된 축산물 브랜드는 쇠고기 220여개, 돼지고기 320여개 등 700여개가 넘습니다.

위생수준이나 품질 관리가 형편없는데도 이름만 내건 브랜드가 대부분입니다.

지난해 소비자 단체로부터 인증받은 우수 축산물 브랜드는 쇠고기 15개, 돼지고기 14개 뿐입니다.

인터뷰 : 김자혜 / 소비자 시민 모임 사무총장 - "한미 FTA 체결 이후 우리 축산 농가는 안전성 확보를 통해 우수 브랜드에 대한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영세한 축산 농가들이 많다보니 출하물량이나 품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는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50개의 축산물 브랜드를 집중 육성해 전체 유통시장의 50%를 담당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김형오 / 기자 - "한미 FTA 타결로 10년, 15년이 지나면 국내 축산농가들은 값싼 미국산 축산물과 완전경쟁을 벌여야 합니다. 품질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국내 농가에게는 결코 긴 시간이 아닙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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