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LG 법정 분쟁 부른 세탁기, 도대체 뭐길래
입력 2014-09-15 15:49  | 수정 2014-09-16 16:08

삼성전자가 지난 5일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4가 열린 독일 베를린에서 자사 세탁기를 파손한 혐의로 조성진 LG전자 사장 등을 고발하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간 소송은 특허 침해나 직원 빼가기 등과 같은 것이지만 이번에는 제품 파손이라는 특이한 경우여서 관심이 더 높다.
대상이 된 세탁기는 삼성전자가 올해 초 내놓은 크리스탈 블루 도어 세탁기 WW9000이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가 유명 디자인인 크리스 뱅글과 협력해 내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크리스 뱅글은 BMW 자동차 디자인을 대폭 바꿔 호평을 받은 인물로 전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 중 한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크리스 뱅글과 지난 2011년 7월 계약을 체결한 뒤 2년 이상 아무런 제품도 내놓지 않아 업계의 궁금증을 유발했다. 그러다 모습을 드러낸 것이 바로 크리스탈 블루 도어 세탁기다.
이 세탁기는 유럽 부유층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전략 제품이다. 기존 세탁기의 디자인을 대폭 개편하고 사용성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가장 달라진 부분은 세탁물을 넣고 빼는 도어다. 이중사출 공법을 적용한 크리스탈 블루 도어로 전면에 절개선이 없으며 깊이 있는 푸른 빛을 내 품격있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도어 위치도 일반 세탁기와 다르다. 세탁물을 편하게 넣고 뺄 수 있도록 도어를 기존 제품보다 25mm 상단으로 끌어올리고 직경을 40mm 늘렸다. 손잡이 위치도 상단 45도 각도에 배치시키고 170도까지 열리는 메탈 더블 힌지를 채용해 여닫기가 용이하다.
조작부도 전원과 동작·일시정지 2개 버튼만을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5인치 터치스크린 LCD 창으로 통합했다. LCD 창을 넣음으로써 세탁물의 상태, 세탁 코스, 세부 옵션 등도 쉽게 확인하고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출시 이후 평도 호의적이었다. WW9000은 지난 4월 열린 파리 박람회에서 혁신 그랑프리 금상을 수상했다. 독일에서도 유력 매체들에게 잇달아 호평받는 등 높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IFA 2014에서도 건물 외벽에 전면 광고를 내는 등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은 170도까지 열리는 메탈 더블 힌지다. LG전자측은 매장에 전시된 다른 제품의 경우 이상이 없었지만 유독 특정 제품만 문제를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확보한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체중을 실어 도어를 누르는 장면이 포착됐다며 의도적인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발을 접수한 서울중앙지검은 사건을 형사4부에 배당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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