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지애 전 아나운서, 성희롱 논란 강용석 전 의원에 `화해 요청`
입력 2014-09-15 14:47  | 수정 2014-09-16 15:08

'이지애 강용석 화해 요청'
이지애 전 KBS 아나운서가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강용석 전 의원에게 화해를 요청했다.
이지애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의 이름 앞에는 이제 '아나운서'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습니다"라며 "KBS에서 만 8년을 근무하며 수많은 프로그램을 맡아왔지만 지난 4월 사직을 하였고 이제는 언론을 공부하는 학생이자 프리랜서 방송인입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따라서 나의 이야기가 대한민국 대다수의 아나운서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혹 이로 인해 그 이름에 누를 끼칠까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라며 "다만 한 전직 정치인의 발언으로 빚어진 이 논란에 대한 화해를 정식으로 요청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지애는 4년 전 논란이 된 강용석 전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며 "아직도 그 얘기냐 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로 인한 아나운서들의 상처는 꽤 깊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지애는 "처음 이 얘기를 들은 아나운서들의 반응은 '황당함'이었습니다"라며 "대체 무얼 주어야 했느냐고 우리끼리 서로 묻기도 했습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러나 여론이 흘러가는 모습들을 바라보며 이는 곧 '분노'와 '억울함'으로 바뀌었습니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지애는 "액면 그대로 보자면 여러 가지 의미에서 그의 이야기는 맞는 것도 같습니다"라며 "9년 차 아나운서로서 나는 나의 많은 것을 내주었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9년차 아나운서로서 5년 간 주 7일 근무로 시간·건강·청춘 등을 내줬다고 밝히며 "하지만 그가 한 말의 의미는 이러한 것이 아니었기에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픕니다"고 덧붙였다.
이지애는 강용석 전 의원이 성희롱 발언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에 대해 "아나운서는 말을 하는 직업입니다"라며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말을 아껴야 하는 직업이라는 깨달음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술자리에서의 말 한마디 실수로 4년이 지나서까지 시달리는 그 분 역시 말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으셨으리라 믿습니다" "말 값 1500만원, 그것은 결코 과한 액수가 아닙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천사와 악마의 차이는 그 모습이 아니라 그 말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라며 "이제는 '다 준다'는 의미가 누군가를 위한 희생이나 사랑의 표현으로만 사용되기를 바랍니다"고 전했다. "오랜 시간 마음 고생했을 그 분과도 아직도 오해하고 있을 일부 대중과도 이제는 화해하고 싶습니다"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강용석 전 의원은 지난 2010년 7월 국회의장배 전국대학생토론회 뒤풀이 자리에서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줘야한다" 등 여성 아나운서를 비하하는 내용의 성희롱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에 강용석 전 의원은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지난달 29일 파기환송심에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지애 강용석 화해 요청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지애 강용석 화해 요청, 심정 이해된다" "이지애 강용석 화해 요청, 옳은 말 한 듯" "이지애 강용석 화해 요청, 좋게 마무리 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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